
오는 3월 8일 국내 개봉을 앞둔 <일루셔니스트>가 우리에겐 다소 낯선 소재인 ‘환영술’을 다뤄 화제다. <일루셔니스트>는 한 여인을 사이에 두고 권력에 눈먼 황태자와 매력적인 마술사가 펼치는 세기의 대결을 그린 미스터리 로맨스 영화로, 극중 마술사 아이젠하임이 펼치는 신비의 환영술이 <프레스티지>와 비교되며 개봉 전부터 큰 이슈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일루셔니스트>에 등장하는 환영술의 ‘환영’이란 말 그대로 감각의 착오로 헛것을 보는 현상을 의미해 일반적으로 ‘마술’의 동의어로 사용된다. 하지만 <일루셔니스트>를 보면 ‘환영술’은 단순히 일반적인 마술과 동급이 아님을 알게 된다. 죽은 자의 영혼을 현실세계로 불러내는 건 그 어떤 속임수로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현실적인 마술세계를 다루는 건 <일루셔니스트>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던 일이다.
홀로그램도 없던 19세기 말, 죽은 자의 영혼을 어떻게 무대 위로?
속임수라 하기엔 너무나도 초현실적인 <일루셔니스트>의 ‘환영술’
10원짜리를 100원짜리로 만드는 흔한 마술과는 차원이 다르게 <일루셔니스트>에서 펼쳐지는 환영술의 세계는 삶과 죽음,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든다. 씨앗을 화분에 넣어 순식간에 나무로 성장시키고 다 자란 열매를 관중에게 던지면서 ‘생성’의 조화를 부리는가 하면, 때 아닌 나비가 물고 온 손수건을 숙녀에게 선물하는 쇼맨십도 발휘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이같은 환영술은 <일루셔니스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환상의 볼거리이다. 뿐만 아니라 환영술은 아이젠하임과 소피의 로맨틱한 재회장면에서도 빛을 발한다. 무대 위에 오른 소피가 붉은 망토를 입고 거울 앞에 섰을 때 관중은 딴청을 피우는 거울 속 이미지에 놀란다. 그리고 다시 거울 속 이미지가 소피를 칼로 찔렀을 때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던 영화는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마지막에 이르러 죽은 자의 영혼을 무대 위로 불러 세운다. 허공에서 아주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는 영혼의 이미지는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며 눈속임 이상의 흥미를 유발한다. 홀로그램도 없었던 19세기 말, ‘영사기’로도 설명불가인 이 세기의 마술은 영화의 백미로, 심장 떨리는 최고의 스릴감을 안겨준다.
세계적인 마술사 리키 제이로부터 스킬을 전수받고 고난이도의 트레이닝을 감행한 에드워드 노튼은 완벽한 손놀림과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연기로 촬영현장에 있던 400명의 스탭진을 감쪽같이 속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속임수, 그 이상의 마술로 올 봄 관객들을 짜릿한 환영술의 세계로 안내할 <일루셔니스트>는 3월 8일 국내 극장가에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를 본 후에도 잔영처럼 남아있을 ‘2007 아카데미 촬영상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빼어난 영상, 영화음악의 대가 필립 글래스가 선보이는 감미로운 선율은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마술과 더불어 당신의 오감을 100% 충족시켜줄 것이다.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