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유통부문을 애경그룹에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유통부문 직원들이 24일 "회사가 사업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매각 절차 중지 가처분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모씨 등 삼성물산 직원 366명은 신청서에서 "1999년 3월 당시 이승한 부사장이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유통사업 부문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한 사실이 있다"며 "근로자들은 이 각서의 내용과 정신에 따라 그간 노조 설립을 하지 않아왔는데, 회사가 지금 사업부문 매각을 매각하려 하는 것은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 등에 따르면 1999년 초 삼성물산은 유통부문 사업체인 분당 삼성플라자를 영국계 유통회사인 테스코에 매각하고자 했고, 이에 직원들은 노조 설립 추진으로 맞섰다.
노조는 자진 해산의 조건으로 삼성플라자를 향후 회사 차원에서 매각하지 않고, 노조 위원 및 가입 직원에 인사 불이익을 주지 말 것을 요구했으며, 결국 회사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씨 등은 또 "회사 측은 누적된 적자와 단일 점포의 어려움, 회사의 투자여력 부족, 인력 적체 등의 경영악화를 매각 추진 이유로 들고 있지만 현재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경영상황이 빠르게 개선되는 상황에서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씨 등은 "더군다나 근로자들은 매각의 이유가 경영 악화 때문이라면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전 종업원의 임금삭감과 성과급 반납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결의하고 이 뜻을 회사 측에 전달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씨 등은 또 "매각이 이뤄질 경우 대규모 실직 사태와 임금 하락이 불가피하고, '삼성맨'으로서의 자긍심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물산 유통부문은 백화점인 분당 삼성플라자와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로 구성되며, 삼성물산은 분당 삼성플라자를 애경그룹에 매각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이달 초 체결했다. 삼성물산 유통부문은 현재 정규직 420명을 포함해 600여명의 종업원이 근무 중이다.
양영권기자 indepe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