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중국 대신 한국 증시 선택"

  • 등록 2007.02.03 1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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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영암기자][[펀드매니저 투자전략] 장득수 슈로더투신 자산운용본부장]

"5조원 규모의 한국관련 펀드를 운용하는 슈로더 그룹은 올해 한국증시를 지난해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득수(사진) 슈로더투신 자산운용본부장은 2일 "슈로더를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한국증시에 대해 대체로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며 "한국증시 비중을 지난해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올해 '중립(Neutral)'으로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적어도 외국인 수급만 놓고 본다면 지난해보다 호전됐다고 인정했다.

외국인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우호적 시각변화는 지난해 한국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0%이상 늘어나고 중국 인도 등 경쟁시장의 주가급등으로 상대적으로 싸 보이기 때문이라고 장 본부장은 설명한다. 다음은 장 본부장과 일문일답.

- 외국인이 최근 3일간 은행주를 중심으로 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은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이유가 무엇인가.
▶ 아무래도 중국은행주에 비해 가격메리트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은행들이 지난해 가격이 급등하면서 내재가치 대비 가격 부담이 커졌다. 반면 국내 은행주들은 상대적으로 싸졌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해 중국공상은행의 기업공개(IPO)에 참여하기 위해 국내 은행주를 대량 처분했기 때문에 펀드내 비중을 복원하는 차원에서 급등한 중국은행주를 매도하고 대신 한국물을 사들이고 있다.

또한 지난해 한국주식을 11조원 가량 순매도하면서 한국시장 비중이 줄어든 점도 외국인들의 순매수 동인이다. 올해 중립으로 한국비중을 늘리면서 IT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은행주를 1차 매수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 주요 은행주들이 연초대비 10%이상 상승했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도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본다.


중국증시 단기조정 불가피... '거품론'은 시기상조

-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이면에는 중국증시의 '거품붕괴' 우려감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증시의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가.
▶ 최근 중국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국내외에서 '거품붕괴'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같은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지난해 많이 올랐으니까 일시적인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상승추세가 꺽인 것은 아니다. 더더욱 '거품붕괴'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

중국증시는 2005년 7월부터 2007년 1월까지 19개월동안 190% 상승했다. 이것은 과거 코스닥시장의 상승에 비교해 볼 때 아직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코스닥시장은 1998년 10월부터 2000년 4월까지 18개월 동안 무려 365% 올랐다. 중국경제 규모나 성장속도를 볼 때 중국증시의 추가상승 여력이 많다는 얘기다.

- 최근 미연방금리가 동결됐다. 미국은 언제쯤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나.
▶ 슈로더그룹 차원에서 미 연방금리는 현행 연 5.25%에서 4.5%로 0.75%p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침체와 소매판매의 부진 등으로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개인적인 견해는 이와 조금 다르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안정돼 있어 금리를 내리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따른 글로벌 증시의 조정을 우려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시중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다. 국내증시의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 지준율 인상목적은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유입 차단이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자의 위험수용도가 달라 지준율 인상이 증시 유동성이 미칠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고 본다. 오히려 외국인 순매수 전환 여부와 연기금, 적립식펀드 등이 국내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 노사관계, 지배구조가 펀드매니저 매수의지를 꺽어

- 지난해 1월과 2월 국내증시의 조정빌미는 '원화절상'이었다. 올해도 연초 원화절상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최근 연초 925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937원까지 반등했음에도 현대차 등 자동차 업종이 약세를 보이는 원인은 무엇인가.
▶ 올해 원화는 절하될 가능성이 높다.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지난해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고 최근 3년간 아시아 통화보다 달러화에 대한 절상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올해 400억달러의 단기차입금 상환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가로막을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자동차업종의 투자환경은 지난해보다 좋아 졌다. 하지만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여전히 선뜻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노사관계나 제품경쟁력 지배구조 등에서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업종이 국내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해서 '시장비중'만큼 매수하겠지만 '추가매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는 한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기 어렵다.

- 코스피지수가 1월 3일(1409.35)이후 근 한달만에 1400대를 회복했다.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IT업종이 움직여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IT업종이 연초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보는가.
▶ IT도 여러 업종으로 나눌 수 있다. 업종별로 향후 주가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 디스플레이나 핸드폰은 앞으로 큰 시세를 내기 힘들다. 글로벌 마켓에서 국내업체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국내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도 시장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반도체는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 시세를 줄 것이다. 인터넷업종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 '6자회담' '남북정상회담' '대통령선거' 등 국내외 주요 정치적 이벤트가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 한국증시는 이제 정치적 이벤트에 의해서 등락이 결정되는 단계는 뛰어 넘었다. 투자자들은 이미 다년간 정치적 이벤트에 의한 증시등락은 매우 제한적이란 '학습효과'를 경험했다. 대통령 선거 등 중요 정치적 이벤트가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본다. 투자자들은 이를 무시해도 좋다.
박영암기자 pya8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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