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명용기자][후진양성위한 순수한 용퇴 vs 지배구조 개편 시도에 채권단서 압력]
하이닉스 우의제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의제 사장은 지난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사진에게 표명했다. 우 사장은 하이닉스를 정상궤도에 오르도록 한 만큼 재도약을 위해 새인물이 필요하다며 사의를 표한 것이다.
우의제 사장은 △하이닉스 반도체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이천반도체 공장의 라인 증설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채권단 지분매각 등이 얽혀 있는 가운데 사의를 표명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후진양성을 위한 것이라지만 실제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정상궤도 올렸다..뒷일은 후진에게
우의제 사장은 지난 29일 이사회에서 "피로감을 느낀다. 좀 젊고 적극적인 사람이 와서 일하는게 좋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이사회 참석자가 전했다.
이 자리에서 우 사장은 "후임자는 회사를 위해 내부승진을 하는게 좋겠다"는 뜻도 밝혔다.
우 사장은 하이닉스가 정상궤도에 올랐고, 순수한 용퇴 결단인만큼 의구심을 갖지 말라고 당부했다. 우 사장은 지난 2002년 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취임해 4년만에 하이닉스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로 거듭나게 했다. 지난 4분기에는 분기 순익이 1조원이 넘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은행원 출신으로 하이닉스를 이만큼 키워놨으니 다음단계로 성장하는 데에는 엔지니어나 전문경영인 출신 CEO가 필요하다는게 우사장의 사의 표명 이유다. 특히 회사 내부 승진을 언급한 점에서 후진 양성을 위한 배려란 설명이다.
◇지배구조 개편 시도에 채권단서 압력?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 사장이 하이닉스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려는 시도에 대해 채권단이 제동을 걸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회사 지배구조를 포스코식 지배구조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검토한 바 있다. 채권단의 지분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이사회를 중심으로 하이닉스를 경영하는 시스템이다. 채권단 지분을 통해 적대적 M&A를 방지하고, 회사 경영권은 이사회에서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이는 하이닉스 지분을 블록세일하려는 채권단의 뜻과 배치된다.
또 최근 이천공장 반도체 라인의 증설 불발 과정에서 하이닉스가 대정부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 등도 우의제 사장에게 마이너스 작용을 했다는 지적이다.
채권단의 뜻을 반한 지배구조 개편 시도와 이천반도체 라인 증설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채권단에서 사실상 우의제 사장을 경질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우의제 사장이 사의를 피력하자 이사회에서 이를 만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순수한 용퇴로 해석해 달라"고 말했다.
최명용기자 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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