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투기억제지역·정부 기구 혼란 가중]
21일 10개 지역이 무더기로 주택투기지역에 포함됐지만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다. '서울 전지역 투기지역 지정' '투기 특별시'라는 상징성 외에 갖는 효과도 별로다.
우선 이미 실거래가 과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또 서울 전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터여서 총부채상환비율(DTI) 추가 규제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투기지역'이 세상에 선을 보인 지 4년 가까이 됐지만 지정 요건이나 규제 등은 '불변'인 탓이다. 물론 정부는 "선제적 대응"과 "시장을 향한 시그널(신호)"에 무게를 뒀다. 2개월 연속 심의대상이 아니었던 서울 노원, 도봉, 중랑 등 강북 3개 지역을 지정한 게 좋은 예다.
그러나 실효성 없는 제도의 존재 의미로는 부족하다. 현재 주택 투기지역은 250개 행정구역중 88개(35.2%), 토지투기지역은 95개(38.0%)다.
서울 전지역을 비롯 수도권 등 핵심 지역 전부가 '투기지역'이다. 농촌 등 일부 지역을 빼고 도시 대부분은 거의 지정됐다는 의미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함께 받는 단체 기합은 별 의미가 없다"며 제도의 효용성을 꼬집었다.
게다가 투기과열지구, 주택거래신고지역 등 엇비슷한 지구와 지역이 많아 혼란만 가중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실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차이를 자신있게 설명하는 정부 당국자를 찾기 힘든 상황. "
복잡한 현행 부동산 투기억제 관련 지역 지구제도의 통합 및 개선을 추진하겠다"(2006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는 방침은 '여전히' 진행 중일 뿐 답이 없다.
관련 기구의 난립도 문제다. 이날 열린 부동산 관계 회의만 2개.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에서는 투기지역 지정 여부를 심의했고 '부동산특별대책반' 회의에서는 11.15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1~2시간 간격으로 열린 두 회의를 모두 주재해야 했던 박병원 재경부 제1차관과 실무를 준비했던 재경부는 정신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재경부에는 '부동산실무기획단'이란 조직도 있다. 세제실장(1급)이 단장이고 국장급이 부단장을 맡아 사실상 기획단을 운영한다. '종합부동산세' '보유세 통계' 등 부동산세가 업무의 중심이다. 세제를 제외한 부동산 정책은 정책조정국의 몫이다.
실제로는 부동산 '세제' 실무기획단인 셈이다. 자연스레 '경제부총리' 부서에서 부처간 조율과 조정을 담당해야 할 곳이 어느새 부동산 담당국으로 변했다.
규제개혁, 기업정책, 경제정책조정 등 주요업무보다 부동산 정책이 우선시된다. 여기에 청와대, 국민경제자문회의, 건설교통부 등까지 끼어들면 더 복잡해진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으면서 각종 제도와 기구를 양산해 낸 결과다. 부동산 가격 '광풍'과 함께 '대책반' '투기지역' '과열지구' 등 정부의 각종 규제와 기구도 짜증을 부추기고 있다.
박재범기자 swallow@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