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끝낸 IPTV..상용화 아직 멀었다?

  • 등록 2007.01.31 18: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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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억 들여 한달간 시범서비스..IPTV 법제화 '제자리 맴맴']



지난해말 시범서비스까지 무사히 끝마친 IPTV의 상용화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당초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는 시범서비스 결과를 토대로 상용화 일정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려면 IPTV 법제화 문제부터 매듭지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두 기관의 입장차이가 너무 벌어져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통부와 방송위는 지난해 7월 시범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같은해 10월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정확한 기술검증과 소비자 이용패턴을 파악하려면 시범서비스 기간이 너무 짧은 게 아닌가하는 지적도 적지않았지만, 공동 추진기관들의 "일정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해서 계획대로 시범서비스를 한달정도만에 종료됐다.

그러나 시범사업이 완료되는 대로 상용화 일정을 마련하자고 합의했던 두 기관은 아직도 법제화 문제를 놓고 날을 세우고 있어, 시범사업의 의미마저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심사와 IPTV 법제화를 담당할 국회 방송통신특위의 구성도 지지부진하다. 한시가 급한 IT업계에서는 초조한 표정이다.

◇짧은 시범사업..이용자들 "IPTV, 케이블TV와 달라"

IPTV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KT주관의 'C큐브'와 다음커뮤니케이션 주관의 '다음' 컨소시엄은 31일 방송위와 정통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통부 12층 회의실에서 오후 4시부터 2시간 가량 결과보고를 했다.

'C큐브'는 서울과 양평 일대 239가구를 대상으로 T뱅킹, T커머스, 주문형비디오(VOD)와 같은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를 TV를 통해 서비스했다. KT외에 지상파4개사와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CNN 등 52개 업체가 참가했고, 총 사업비만 240억원이 들었다.

KBS와 씨디네트워크 등 10여개 업체가 참여한 '다음' 컨소시엄은 총 33억원을 들여 서울 역삼동과 의왕시 100여가구를 대상으로 온라인포털, 게임, VOD서비스를 제공했다. 네트워크가 없는 다음은 시범사업을 위해 별도 회선을 설치했다.

한달 남짓한 시범기간동안 사용자들은 주문형비디오(VOD)나 채널서비스를 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의 IPTV에 대한 호감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C큐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용자의 71%는 '언제나 원할 때 즐길 수 있는' IPTV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고, 47%가 화질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케이블TV 범주로 간주해 똑같이 규제해야 한다'는 방송위 주장과 달리, IPTV 체험자들의 72%가 넘는 사람들은 지상파TV나 케이블TV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C큐브와 다음 컨소시엄는 짧은 시범기간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무난히 서비스를 마쳤지만 서비스전환에 대기하는 시간이 긴 점 등은 상용화에 앞서 개선해야 할 기술적 과제로 꼽았다.

◇'게걸음' IPTV 상용화..'시범사업만 같아라'

이번 IPTV 시범사업에 들어간 돈은 273억원에 이른다. 정부 재원도 6억원이나 투입됐다. 시범사업 컨소시엄에 참가한 기업만도 62개나 된다. 이 기업들은 한두달의 시범사업을 위해 엄청난 돈과 인원, 시간을 쏟아부었는데, 시범서비스를 무사히 마쳤다는 긍지는 커녕 흘린 땀이 아까울 정도로 상용화의 길은 묘연한 상태다.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세계 40여개국 200여개 사업자들이 이미 IPTV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만 꼬이고 있는 것일까. IPTV를 놓고 호흡을 맞춰야 할 방송위와 정통부는 우선 IPTV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다르다.

정통부는 새로운 융합서비스로 간주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방송위는 케이블TV와 다를 바가 없으니 케이블TV와 똑같이 규제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때문에 정통부는 콘텐츠가 아닌 전송서비스로 보고 등록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비해 방송위는 방송법에 준해서 인허가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기관의 입장이 팽팽하자, 국무총리 자문기구인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나서서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융추위도 새해들어 한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이렇다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들이 입고 있다. 시범사업에만 240억원을 쏟아부은 KT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금 시작해도 다른 나라에 비해 늦어버린 것인데, 더 늦춰지면 국가의 손해가 엄청나다"면서 "법제화로 계속 발목잡히면 우회방법을 택하겠다"는게 KT 입장이다.

KT, 다음 외에도 LG데이콤, NHN 등 통신업체와 포털업체들이 줄줄이 IPTV 시장진출 의사를 밝히고 있어, 상용화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 돼있다. 관련업계는 "일단 IPTV가 상용화돼야 그 뒷단의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된다"면서 "IPTV 상용화 지체로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의 인프라를 갖고도 IPTV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해냈다.

◇국회 일정도 지지부진

열린우리당은 31일 새 원내대표로 장영달 의원을 선출했다.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바로 국회 특위구성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던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우리당 측에서는 "특위구성이 원내대표 결정사항이기는 하지만 이는 정책위의장과의 논의를 거치는게 통례"라며 정책위의장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특위를 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 정책위의장은 당의장이 선임하는데 우리당 의장은 오는 2월 14일 전당대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특위에서 활동할 의원들을 지명할 수 있지만 집단탈당설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딱히 누구를 특위의원이라고 지명하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열린우리당 사정으로 인해 방송통신특위 구성이 또 늦어지고 당초 2월 임시국회에서부터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심사를 시작하려던 정부의 계획은 실행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윤미경기자 mk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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