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연합뉴스) 서진발 기자 = 현대자동차의 성과금 사태는 지난 해 12월 28일 윤여철 사장이 노조사무실을 방문해 박유기 노조위원장에게 "연말 성과금을 100% 밖에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시작돼 21일 만인 17일 마무리됐다.
윤 사장은 노조에 대해 성과금 차등지급이 "임금협상 합의서에 따른 결정" 이라고 설명했으나 노조는 "성과금은 생산목표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매년 지급해 왔다"며 즉각 반발해 잔업 및 특근 거부에 들어간 것이다.
노조의 불법행동이 시무식 폭력과 파업으로 계속 이어지자 협력업체와 국가경제 타격을 우려한 국민적 비난이 쏟아졌고 회사는 노조간부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으로 맞섰으며, 급기야 이번 사태와 직접 연관은 없지만 회사와 이헌구 전 노조위원장이 임금협상 때 거액의 뒷거래를 한 혐의까지 드러나 노사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고 파국 직전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성과금 차등지급과 노조 잔업.특근 거부
윤여철 사장은 지난 해 말 노조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박유기 위원장에게 "임금협상 때 '생산목표 100% 초과 달성시 성과금 150%, 95% 이상 달성시 100% 지급'키로 한 합의서에 따라 성과금을 100%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임금협상 때 노조가 장기파업한 것을 고려해 9월에 연초의 생산목표를 12만대나 축소 조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노조가 연말에 정치파업 등을 일삼아 결국 축소 조정된 자동차 생산목표마저 98% 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성과금 지급은 관례이고 임급협상 때 윤 사장이 '성과금을 주지 않으려는 뜻이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즉각 반발해 잔업 및 특근 거부에 들어갔고 지난 12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한 뒤 15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시무식 폭력.상경투쟁
일부 노조 간부들은 지난 3일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열린 울산공장 시무식장에 난입해 분말소화기를 뿌리고 기물을 부수며 시무식을 방해 했다.
노조간부 40여명은 문화회관 앞에서 시무식장으로 가는 김동진 부회장과 윤여철 사장의 차량을 가로막았고 이 과정에서 김 부회장의 안경을 떨어뜨리고 윤 사장에게는 찰과상을 입혔다.
또 보안요원을 폭행하며 쓰레기통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시무식장 안에 소방호스로 물과 분말소화기를 뿌렸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노조는 또 지난 10일 전국에서 1천500여명의 조합원이 상경해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회사, 민.형사상 대응
회사는 노조의 불법 잔업거부와 특근 거부, 시무식 폭력 등에 대해 노조간부들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는 등 강경하게 맞섰다.
먼저 시무식 때 폭력을 행사하고 잔업 및 특근 거부를 주도한 노조간부 22명을 폭력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박유기 위원장 등 26명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했다.
검찰과 경찰은 노조의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회사로부터 고소된 박유기 위원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다른 일부 간부들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등 사법처리가 임박해지고 있었다.
◇전 국민적 '노조 비난' 여론
노조가 불법 잔업거부와 파업에 들어가고 시무식 폭력까지 행사한 사실이 알려지자 현대차 협력업체는 물론 울산시민과 전국의 시민.경제.사회단체가 일제히 비난하며 파업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경제단체는 물론 부산과 경북 등 각지의 중소 협력업체, 울산지역 경제 유관기관과 단체, 활빈단, 울산지역 장애인단체, 지역 광역.기초의원 등이 노조를 성토하고 나섰으며, 울산지역 120여개 범시민사회단체는 '대책위'를 구성해 시민 20여만명이 참가하는 노조 규탄집회를 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노조 홈페이지는 물론 각 인터넷 등을 통해 "현대차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노사대화 시작, 합의
노사는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노조가 이 문제를 지난해 임금협상의 연장선상으로 끌고 가기 위해 '보충교섭'을 요구한 반면, 회사는 간담회를 갖자고 며칠을 밀고 당겼다.
그러다 지난 16일 이헌구 전 노조위원장이 2003년 임금협상 도중 회사 고위임원으로부터 '파업자제'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가 갑자기 드러나면서 노사 모두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되자 서둘러 협상장에 나왔다.
벼랑으로 몰린 다급한 상황에서 만난 노사는 서로 명분을 주기 위해 '성과금 조건부 지급'에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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