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선고공판이 다음달 5일로 잡혔다. 판결에 따른 정 회장 신병 재구속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대차로서는 지난해 4월 정 회장 구속때 겪었던 심각한 경영 공백을 다시 맞닥드려야 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로서도 판결이 현대차 및 자동차업계, 크게는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 회장에게 의율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횡령이나 배임액으로 인한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집행유예 선고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900억원대 횡령 혐의를 시인하고 있는 정 회장은 실형이 불가피하다.
다만 범죄의 사정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법관의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작량감경'을 적용하면 정 회장에 대해 징역2년6월까지 선고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유예도 가능하다.
그러나 법원은 900억원대 회삿돈 횡령 죄를 범한 피고인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을 경우 일게 될 '화이트칼라범죄에 대한 단죄 의지 퇴색'이라는 여론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을 선고와 동시에 법정구속하는 것 또한 재판부로서는 고민해야 할 문제다. 지난해 6월 정 회장이 풀려날 때 재판부가 들었던 보석 사유가 아직까지 대부분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재판부는 정 회장이 자신의 형사적 책임을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보석 사유로 제시한 바 있다. 아울러 정 회장 구속으로 인한 현대차그룹 경영공백, 그로 인한 국민경제 악영향, 정 회장의 건강상태 등을 들었다.
최근 원화 강세와 현대차 노조 쟁의 등으로 법원이 보석 사유로 든 일부 현대차 경영 환경은 더 열악해진 상황이다.
따라서 법원은 정 회장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되 보석을 취소하지는 않는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항소할 사건이라면 항소심에서 판단을 받아보라는 것이다.
항소심으로 갔을 경우 일반적으로 형량이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 경영공백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1조5000억원 규모의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기소된 최태원 SK 회장도 1심에서는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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