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16일부터 시작되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효과를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한국 증시 시가총액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공룡 삼성전자가 어디로 가는지가 주식시장의 향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자사주 매입이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리고 시장도 살리는 윈윈 효과를 거둘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b>◇ 자사주 매입 주가상승 불확실</b> =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주식시장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자사주 매입기간중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전체 증시도 상승했고,삼성전자 주가가 떨어지면 증시도 하락했다. 지난 2000년 이후 9차례 이뤄진 자사주 매입기간중 2004년 하반기(9-11월)를 제외하고는 이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오주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한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데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수급측면에서 안전판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도세력(주로 외국인)에게 차익실현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것.
실제로 외국인은 과거 9차례의 자사주 매입기간중 6차례나 대량 매도했다. 나머지 3차례도 극히 미미한 물량을 매수했을 뿐이다. 이때문에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기간중 주가가 상승한 것은 5차례, 확률로 따지면 55%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이뤄진 4차례중 3번 주가가 하락했다. 작년 4-6월에는 1조8580억원을 쏟아붓고도 주가가 6.9% 하락해 충격을 줬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로 물량을 받아줄때 외국인이 마음놓고 차익을 실현하는 현상이 되풀이되면서 외인에게만 좋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b>◇ 이번 자사주 매입은 다를 것</b> = 올해 자사주 매입은 종전과는 달리 삼성전자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가가 바닥을 치는 적절한 시점에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데다 외국인 매도물량이 과거처럼 쏟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낸드 플래시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하겠지만 2분기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4월까지 이뤄질 자사주 매입은 시의적절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분기 부진 우려로 주가가 57-58만원선까지 떨어진 시점에서 자사주 매입이 이뤄져 실적이 회복되는 2분기까지의 주가방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당수 외국인 투자자가 차익실현을 마무리해 이번에는 공격적인 매도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60%에 육박하던 삼성전자의 외인 보유지분은 14일 현재 48.76%로 지난 2000년 1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애널리스트는 2000년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의 상당수가 이미 차익실현을 마무리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지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외국인 지분율이 49% 이하로 떨어져 자사주 매입기간중 외국인 매도공세가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자사주 매입발표 이후 삼성전자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올들어 계속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발표일인 12일 4만6332주를 순매수해 7거래일만에 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15일에도 21만8000주, 금액으로는 133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따라 이날 주가는 1.49%(9000원) 상승한 61만2000원에 마감했다.
송기용기자 sky@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1
2
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