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선방했지만 올 상반기 부진 우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12일 공개됐다. 영업이익이 2조원도 안될 것이라던 시장우려보다는 조금 높은 2조524억원이었다. 1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함께 발표해 주가는 60만원 고지를 회복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상당히 출렁거릴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 플래시,액정표시장치(LCD),휴대폰 업황이 안좋아 올 상반기 실적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b>◇ 4분기 실적..나쁘지는 않네</b> =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시장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했던 것 보다는 좋네.." 연초 급락장에서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알리는 삼성전자 실적까지 부진할까봐 가슴을 조렸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3.1% 증가한 15조6892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0%,7.3% 증가한 2조524억원, 2조345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을 가늠하는 영업이익은 당초 2조원에서 2조1000억원대가 나올 것으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실적발표일이 나가오면서 '반도체가 생각보다 안좋다' '영업이익이 2조원도 안된다더라' 등 부정적인 관측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2조524억원. 당초 기대에는 미흡하지만 시장의 우려를 씻어줄만한 수치였다. 임홍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어려운 영업환경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선방했다"며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발표일을 앞두고 낮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켜줄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b>◇ 반도체.LCD 선전,휴대폰 부진</b> =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는 예상대로 좋았고, LCD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도체는 낸드플래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D램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31% 증가한 1조6600억원,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26%에서 31%로 5% 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전자를 먹여살리는 반도체의 위력을 다시한번 보여줬다고 볼수 있다.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실적이 삼성전자 사업중 가장 좋았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D램 공정이전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졌고, 삼성전자가 집중했던 8기가 MLC 시장이 부진했던 것을 이유로 꼽았다.
LCD는 전분기보다 90% 증가한 3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5%에서 10%로 껑충 상승했다.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LG필립스LCD 등 경쟁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삼성전자가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한 것은 기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소니와의 전략적 제휴,40인치 패널 집중,겨쟁사대비 원가 우위 등 삼성전자가 최근 수년간 유지해온 경영전략의 승리라고 지적했다.
휴대폰과 디지털미디어,생활가전은 다소 부진했다. 휴대폰은 영업이익이 34% 감소한 3500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률도 8%로 전분기 11%보다 떨어졌다. 전세계적인 중저가폰 유행 흐름에 삼성전자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미디어와 생활가전은 각각 1500억원,1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계절적 비수기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b>◇ '상저하고' 어떻게 돌파할까 </b> =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상저하고' 즉 상반기는 부진하고 하반기에는 좋을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 IT 경기 동향을 고려할때 올 상반기에 D램만 작년 강세를 이어갈뿐, 플래시 메모리와 LCD,휴대폰은 계속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반대로 플래시 메모리와 LCD 등이 회복되겠지만 D램은 다소 약세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실적은 주요 사업별로 엇갈리는 가운데 분기별로 2조원 전후의 평탄한 영업이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도 걱정과 달리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오전 전세계 주요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IR팀장)는 "1분기에 윈도 비스타와 중국 춘절 등으로 D램에서 매우 강한 수요가 예상되고,LCD와 휴대폰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LCD 패널 출하량이 5% 성장하고, 휴대폰도 두자릿수 마진을 회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주 전무는 "낸드 플래시는 1분기가 계절적 수요지만 하반기에는 노트북,PC 등으로 수요가 창출되면서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b>◇ 주가..출렁일때 노려보라</b> =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함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로 삼성전자는 큰 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도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컨퍼런스콜 발표 내용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1시55분 현재 3.44%(2만원) 상승한 60만2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일 이후 일주일만에 60만원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당분간 60만원을 중심으로 주가가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60만원이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올 상반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올때 마다 크게 출렁일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과 올해 낸드 플래시가 지속적으로 안좋을 것이라는 우려로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했었다"며 "4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았고 삼성전자 경영진이 때맞춰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해 60만원 지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기간에 항상 매도해온 것을 고려한다면 향후 주가가 상당히 출렁일수 있다"며 "중장기 투자자라면 이같은 때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올 1,2분기 IT시황을 볼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가 상당기간 현 수준인 60만원을 축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향후 주가의 향방은 낸드 플래시가 어려움을 뚫고 어느정도의 실적을 올려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송기용기자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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