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의 탄생, 폭풍전 고요

  • 등록 2007.01.04 09: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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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유통가 대예측-下] 홈쇼핑 새 경쟁자, 새 방송환경..격변기]

올해 홈쇼핑 업계는 두가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거물 롯데의 우리홈쇼핑 인수에 따른 업체간 경쟁이 '내전'이라면 IP-TV같은 새로운 방송환경의 등장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안팎의 변화 속에 때로는 업체간 경쟁이, 때로는 적과의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홈쇼핑의 등장=롯데쇼핑과 우리홈쇼핑이 만난 '롯데홈쇼핑'의 출범은 GS홈쇼핑, CJ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기존 업체들에게 반가운 일은 아니다. 백화점과 할인점으로 확보한 막대한 현금 실탄이 홈쇼핑 바닥에 뿌려질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년 내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의 자신있는 한마디는 올해 펼쳐질 홈쇼핑 업계 전쟁의 서막이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의 기존 고객과 300여 바이어들의 노하우, 여기에 우리홈쇼핑의 상품기획력이 더해지면 생각보다 큰 파괴력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우선 마케팅 비용 상승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부족한 우리홈쇼핑의 방송 채널 장악력을 만회하기 위해 SO(지역케이블사업자)에게 적지 않은 수수료를 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홍석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롯데의 홈쇼핑 진출은 기존 업체의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공격적인 SO 마케팅을 롯데가 전개할 경우 업계 전반에 수수료 인상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홈쇼핑 최고 프리미엄 채널로 꼽히는 공중파 3사 채널 중간 번호를 확보하기 위해 SO에 줘야할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GS홈쇼핑과 CJ홈쇼핑, 현대홈쇼핑, 농수산홈쇼핑 등 기존 업체들이 공정위에 롯데와 우리홈쇼핑 결합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도 이런 상황 변화에 따른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과거 현대홈쇼핑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후발 주자로 업계 3위까지 치고올라오기 위해 현대가 펼친 SO마케팅은 결국 전반적인 수수료 인상을 불러온 바 있다.

우리홈쇼핑의 또다른 대주주이자 SO 20여개를 확보한 태광그룹과 롯데의 껄끄러운 관계도 복병이다. 태광 계열 20여개를 포기하는 대신 나머지 SO의 프리미엄 채널을 잡는데 롯데의 마케팅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존 업체들은 롯데를 견제하기 위해 태광 계열의 20개는 물론, 타 SO들에도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롯데홈쇼핑'의 등장이 홈쇼핑 시장 전체의 질적, 양적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긍정론도 나온다. 홈쇼핑은 1995년 8월 첫 방송 이래 1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높은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4조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했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홈쇼핑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6% 성장한 4조8000억원으로 추정하며 '롯데 효과'를 기대했다.

기존 홈쇼핑사들의 경우 영업 노하우과 특화된 사업 영역을 확보하고 있어 '롯데'의 진입에 따른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새로운 방송 환경 '또 다른 전쟁'=IP-TV의 상용화, 디지털 방송 확대 등 방송 환경 변화도 홈쇼핑 업체들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존 케이블방송의 프리미엄 채널을 장악한 홈쇼핑 업체들에게 새로운 방송망의 등장은 또 다른 비용과 일감일 수도, 외형 확대를 위한 새 기회일 수도 있다.

IP-TV는 시청자가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골라 볼 수 있는 인터넷 기반 방송망으로 기존 케이블방송과 같은 프리미엄 채널과 인기 없는 채널 번호 구분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홈쇼핑 업체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높은 공중파 방송 사이를 지나가던 소비자를 붙잡아 왔다. 따라서 IP-TV의 등장은 홈쇼핑 업체들에게는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 해 '하나TV'를 시작으로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상용화가 예상된다.

디지털 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아날로그 환경에서 정해진 채널 배열의 재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채널을 놓고 또 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정부는 2010년 이후부터는 지금의 아날로그 방송을 모두 중단하고 디지털만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홈쇼핑 업체들에게는 두가지 모두 원점에서부터 새로 시작해야할 과제인 셈이다.

하지만 새로운 방송 환경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는 "T커머스 마켓 성장이 홈쇼핑 업계에 긍정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IP-TV는 기존 케이블방송의 대체 플랫폼으로 SO들과 협상력을 높여줄 수 있다"고 후발 업체들의 도약을 주목했다.

최근 GS홈쇼핑과 CJ홈쇼핑이 'GS이스토어'와 '엠플'을 만들며 인터넷장터를 공략하는 것도 이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 단계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의 구매 및 상품기획 노하우와 화려한 컨텐츠에 신기술을 더한다면 그 어떤 유통 업체들보다 강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호기자 lovep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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