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매도 부담 등 '수급 교란' 속 폭락…"1400서 저가매수 유입"]
"투자자들이 똑똑해진 것 같아요. 증권사에서 주가 고점을 최고 1800까지 불렀는데도 꿈쩍하지 않네요. 상반기에 부진할 것이라고 이구동성했더니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연초 주식시장이 1월효과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부진하다. 주가가 약세일 뿐 아니라 거래도 맥이 빠졌다. 새해 새로운 기분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보자는 움직임이 읽히지 않는다.
장중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대량 매도하면서 지수가 급락했지만 그 전에도 주가는 신통치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손에 잡히는 상승 요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당장 털고 가야 할 차익잔고에 대한 부담을 중심으로 수급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3일 코스피지수는 1409.35를 기록해 2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했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523억원, 지수선물시장에서 5912계약 팔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주가가 왜 급락했으며, 외국인이 현선물을 대량 매도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자 중국 금리 인상설과 ISM서비스업지수 부진설 등 추측이 나왔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급락을 가져올 만큼 강하거나 새로운 변수가 아니라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급 교란을 폭락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안승원 UBS 전무는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대량 순매도했지만 하락 원인은 오히려 현물 매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물시장에서 매도가 우세하자 선물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펀더멘털에서 새로운 악재가 나타난 것은 아니며, 원/엔 환율이 100엔 당 780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 역시 외국인의 선물 매도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팀장도 "연초 주가가 오르지 못하자 먼저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세력이 팔기 시작했고, 이는 또 다른 매도 공세를 불러일으키며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풀이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부장 역시 "1월 옵션 만기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도에 대한 부담 등 수급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온갖 악재를 막아내며 주가를 끌어올렸던 차익거래가 든든한 우군에서 상승 발목을 잡는 부담 요인으로 돌변한 양상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날 급락한 주가가 저가 매수세를 동반하며 상승세를 회복할 것인지 1400 아래로 밀리는 약세장을 연출할 것인지에 집중돼 있다.
시장 전문가는 1400선 테스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급락 장세가 펼쳐지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황창중 팀장은 "해외 시장도 견조하고 돌발 악재가 나타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날 급락이 지속성을 갖는 하락의 전조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옵션 만기 관련 차익잔고 청산 물량이 예상보다 크고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경우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일단 지난해 하반기 주요 변곡점으로 작용했던 1380에서 1차적인 지지를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수 우량주가 급락장에서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할 뿐 아니라 실적도 탄탄할 것으로 보여 이들을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 기회를 찾는 한편 반도체 중심으로 IT 역시 매수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승원 전무는 "거래도 부진하고 시장 전반적인 체력이 약해 일부 투자자의 선물 매도에 주가가 휘청거렸다"며 "근본적인 원인이 수급에 있으며, 지수 1400에서는 저가 매수가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의 기본적인 환경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며, 글로벌 증시 흐름도 순조로운 만큼 이날 주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등락에 편승하는 것보다 종목별로 옥석을 가리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이익 성장이 안정적인 종목에 대한 투자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황숙혜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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