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번달로 예정된 허태학 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지켜본 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3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회장은) 재판 결과에 따라 적절히 처리하겠다"며 "경우의 수에 따른 대비를 다 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항소심 재판부가 허씨와 박씨에 대한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판결문에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와 계열사 대표들의 공범 관계를 명시할 경우 검찰이 이 회장을 기소를 전제로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0년 6월 곽노현 방송대 교수 등 법학교수 43명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 회장 등 33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이미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과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등 CB 발행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 고위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홍라희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등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를 벌였다.
반면 무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1996년 CB 발행 이후 10년 넘게 계속돼 온 '편법 승계' 논란은 점차 사그라질 전망이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에버랜드 수사와 관련한 언급 도중 "좋은 기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삼성이라 그런게 아니라 돈많이 버는 기업이 더 나와야 한다"는 말을 불쑥 꺼내 여운을 남겼다.
이 관계자는 "정부나 청와대에서 기업 기살리기 정책 기조를 유지할 때 검찰수사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어떤 기업을 수사했는데 다음날 계속 (증권사 객장) 전광판이 파랗다면 걱정된다. '이거 참 큰일이다'라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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