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육상자위대 동부총감부 총감실에 난입해 일본군의 재무장 등을 호소하며 할복 자살했던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ㆍ1925-1970).

미시마는 극우주의자였지만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당대의 뛰어난 소설가였다. 니힐리즘과 이상심리를 바탕으로 한 탐미주의적 성향의 작품을 주로 발표했던 그는 20여 년 동안 장편 40편, 단편 20편, 에세이집 20여 편, 희곡 18편 등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그의 소설 '비틀거리는 여인'과 '사랑의 갈증'이 최근 번역돼 나왔다. 그동안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두 작품은 모두 미시마가 우익으로 기울기 시작한 1963년 이전에 발표된 것들이다.
'비틀거리는 여인'은 관능미 넘치는 한 유부녀의 일탈을 통해 현실-이상, 도덕- 부도덕의 간극을 파헤친 작품이다.
주인공은 귀한 집안에서 자라 고귀함이 절로 몸에 배어있는 스물여덟 살의 세쓰코. 그러나 매일 밤 늦게 귀가하는 남편 때문에 허전함을 느끼던 그녀는 어느 날 우연히 첫 키스의 상대를 만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든다.
언뜻 '불륜'을 소재를 한 통속 소설 같지만 작가는 불륜 속에서 '순수한' 사랑을 경험하는 주인공을 통해 도덕-부도덕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색다른 세계를 그려낸다.
'사랑의 갈증'은 오사카 교외에 위치한 한 농장에서 격리된 것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는 스기모토 일가의 이야기.
단조롭고 평온하기만 한 생활 속에서 일꾼 사부로의 자연적 건강함에 빠져드는 둘째 며느리 에쓰코에 대한 묘사를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성찰한다.
서커스. 각권 204-272쪽. 각권 7천500-8천원.
(서울=연합뉴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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