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화두'…시스템 경영, 노사화합, 질적 도약 강조]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정몽구 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예년과 달리 비장한 각오와 전략을 펼쳐 보였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완전히 새로운 출발과 각오'를 엿볼 수 있다.
정 회장이 이날 발표한 신년사를 보면 크게 달라진 몇가지 전략이 눈에 띈다. 새로 선택한 승부수는 △시스템 경영 △올바른 노사문화 정착 △양적 팽창에서 질적 도약으로 전환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정 회장은 "철강에서 완성차에 이르는 각 계열사별로 시스템 경영을 정착시켜야 한다"며 "이를 통해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대한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춰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천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계열사별 독립·자율경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을 정점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되 각 계열사별로 최적의 경영전략을 수립·추진해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정 회장의 이날 발언을 통해 계열사별 시스템 경영에 대한 큰 틀과 세부 추진전략을 수립했고 본격적인 시행단계에 들어섰음을 내비쳤다.
정몽구 회장은 "시스템 경영을 통해 (그룹 전체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경영을 단순히 계열사별 특화 전략이 아닌 그룹의 장기 발전전략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의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노사 화합을 최대 승부처로 삼았다. 정 회장이 신년사에서 직접 노사 화합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정 회장은 "노사간 화합을 통해 국민들에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건전하고 합리적인 노사간 대화를 통해…국민들에게 올바른 노사문화가 정착된 기업이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경영 목표 미달에는 노조의 잇단 파업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지난해 원/달러 환율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경쟁 격화 속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지속 성장의 저력을 보였지만 강성 노조의 파업 때문에 발목 잡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강성 노조 때문에 매년 직접적으로 생산·판매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브랜드인지도 저하, 주가 하락, 추가적인 비용 발생 등 엄청난 폐해를 겪고 있다"며 "올해부터 이같은 관행을 고쳐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특히 최근 기회 있을 때마다 "노사 화합이 성장의 최대 관건"이라며 "2007년에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현대·기아차의 임단협 협상은 예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노조의 '묻지마 파업' 그리고 사측의 '일방적인 양보'라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은 특히 이날 시무식에서 솔직하고 담백한 견해를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원화 절상으로 인해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외부에서는 효율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브랜드나 감성품질과 같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데 있어 아직까지 선진업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양적 팽창기의 도전적인 공격경영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지난해까지 양적 성장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면 올해부터 이를 질적 도약의 토양으로 길러야 한다고 정 회장은 강조했다. '겸허하고 냉정하게' 현대·기아차의 현 주소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강력한 질주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승제기자 open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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