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뒷전, 대선 모드'의 세밑 국회

  • 등록 2006.12.27 1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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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반값 아파트, 사학법'. 올 세밑 국회를 관통한 단어들이다.

이번 12월 국회도 예산은 뒷전이었다. 차라리 '대선 국회'에 가까웠다.

정계개편에 정신이 팔린 일부 여당 의원들은 예산 부수법안(세법 개정안)에까지 '반대표'를 던지는 촌극을 연출했다. 여야 합의 아래 상정된 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사상 초유의 '해프닝'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도 신문 지면은 '예산' 대신 '반값 아파트'로 메워졌다. 사학법 재개정을 놓고 다투다 헌법상 예산 처리기한(12월2일)에 여야 합의시한(12월15일)까지 넘긴 건 애교에 가깝다.

그나마 우여곡절 끝에 통과한 예산안마저 선심성 사업들로 가득 찼다. 특히 전통 '표밭'인 농촌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

27일 새벽 국회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보면 그렇다. 국회에서 증액된 예산 1조4211억원 가운데 3811억원이 농림해양수산 분야였다.

추곡수매 예산은 정부안보다 648억원 늘어났다. 대단위 농업개발 사업에도 300억원이 추가 배정됐다. 수리시설 개보수, 중규모 용수개발 예산도 각각 300억원씩 불어났다. '농촌표'를 겨냥한 지역문화관광자원 개발사업에도 41억원을 더 쥐어줬다.

국가균형발전 명목으로 늘어난 예산만 857억이었다. 경기부양 성격이 짙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예산도 1984억원이 늘었다.

반면 '표'에 도움이 안 되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국회의 '칼질'을 당해야 했다.

올해말로 일몰이 도래하는 농어가목돈마련저축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은 3년 연장됐다. 농협조합원 등 소비대차증서에 대한 인지세 면제 역시 3년 연장됐다.

당초 정부가 한도를 축소키로 했던 조합예탁금 비과세 혜택도 미성년자의 가입만 제한하는 선에서 사실상 현행대로 유지됐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근로장려세제(EITC)는 도입이 1년 미뤄졌다. 야당의 '신중론'에 밀린 탓이다. 이 역시 EITC가 현 정부의 업적으로 각인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관측이다.

'영업용 택시 액화석유가스(LPG) 특별소비세 감면' 논란은 그야말로 '표관리' 국회의 백미였다.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 재경위에서 부결된 이 방안을 본회의로 가져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끼워넣기를 시도했다. 이는 결국 여당의 반대로 부결됐고, 한나라당의 '보복성' 표결은 세법 개정안 부결이라는 사태까지 불러왔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는 이미 대선 모드에 들어선 것 같다"며 "그나마 올해가 끝나기 전에 여야 합의 아래 예산안이 무사히 통과한 것만 해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배기자 p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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