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관련 모든 업종이 '성장의 함정'이라는 덫에 걸려 있습니다." 20년 넘게 증권가에서 기업분석을 맡아온 한 증시 전문가의 말이다.
"과거에는 밀어붙이면 된다는 목표. 즉 성장동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극한경쟁에 내몰린 몇몇 기업들만 남아있죠. 야심찬 성장기업을 찾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한국의 대표적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휴대폰 산업. 얼마전 VK에 이어 업계 3위의 팬택계열마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으로 넘어가 삼성과 LG를 제외하고는 모든 국내업체들이 경쟁에서 낙오한 셈이다. '벤처의 희망'으로 불리며 연 매출 1조원을 거두기도했던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 많은 기업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휴대폰 만이 아니다. MP3플레이어로 전 세계를 호령했던 1위 업체 레인콤의 경영권이 펀드로 넘어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디스플레이 산업도 위기에 빠져 있다. 올들어 현대LCD가 부도처리됐고 PDP진영의 오리온전기도 앞서 상장이 폐지됐다.
IT업계 전반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몇몇 '절대강자'만이 살아남는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에서 삼성전자, 하이닉스, LG필립스LCD 등이 1~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본 대만의 추격 탓에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IT업계의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부메랑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퍼져나간 한국의 IT기술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우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다른 증시 전문가는 "중국발(發) 부메랑은 과거 일본이 우리한테 맞았던 부메랑보다 더 큰 위협이 될 겁니다. 우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에 대해 여전히 일본에 의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모든 부문에서 위협 그 자체가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007년 증시를 놓고 증권가에 낙관론이 팽배하지만 막상 상장 기업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환율,유가불안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팬택까지 무너지자 위기에 휩싸여 있다. 이런 가운데 '장하성 펀드', '펀드 자본주의' 등 '주주'의 권리찾기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내년에는 주식시장에 주주만이 아니라 한국호의 성장동력인 기업의 우렁찬 함성이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김동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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