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규제에 차주상환능력 검증도 검토…'시장 급랭' 우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드라이브가 '파죽지세'다.
이젠 세대별 주택대출 규제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대출자(차주)의 상환능력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데 이은 조치다.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미시적인 위험관리' 수준을 넘어선 고강도 규제라는 평가다.
이미 투기지역내 3건 이상 주택대출에 대해 강제상환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특히 그렇다. 한국은행까지 지급준비율 인상에 이어 총액한도대출 축소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감독당국은 추가적인 대출 규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대출 규제 드라이브도 종착역에 가까워 보인다.
<b>◆ 핵심은 '복부인'··기존 대출도 소급점검</b>
정부가 새롭게 검토 중인 대출 규제의 방향은 '차주의 상환능력 점검'이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DTI에 종합적인 상환능력까지 합쳐서 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각 세대의 기존 대출까지 소급해서 따져보겠다는게 핵심이다. 신규 대출이나 대출연장 때 이를 반영토록 하겠다는 얘기다.
첫번째 타깃은 이른바 '복부인'들이다. 소득이 없으면서도 과거에 담보가치만으로 주택대출을 받아 집을 사뒀던 이들이 애로를 겪을 수 있다.
이를테면 과거 소득이 없는 부인 명의로 주택대출을 받았을 경우 이후 남편이 소득을 근거로 주택대출을 받을 때 부인 명의로 나간 대출까지 고려 대상에 포함된다.
만약 부인 명의로 받은 대출까지 포함한 세대 전체의 부채가 상환능력을 초과했다면 신규 대출이 이뤄지지 않는다. 또 대출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필요에 따라 강제 상환도 이뤄질 수 있다.
가능성은 적지만 세대별로 주택대출 건수를 규제하는 방안도 나올 수도 있다. 예컨대 4인 가족에 대해 주택대출 건수를 4건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급진적인 방안으로 분류되지만, 개인당 주택대출 건수를 1건으로까지 줄이는 방안까지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b>◆ 집값하락 대비 '거품' 미리 빼기</b>
금융감독원이 지난 19일 내놓은 '여신심사체계 개편 방안'의 초점도 상환능력 심사에 맞춰졌다. 그동안 담보가치를 주된 근거삼아 이뤄졌던 대출을 상환능력 위주로 돌려세우겠다는 취지다.
3억원 이상 신규 대출분에 대해 매 10일마다 차주의 소득, 부채비율, DTI 등 상환능력 평가자료를 제출토록 지시한게 대표적이다.
겉으로는 "가이드라인일 뿐"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대출 옥죄기'와 다름없다. 부채비율이 일정수준 넘어선 고위험 차주에게 대출할 경우 그 근거를 당국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 은행에겐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상환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대출은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의지다. 집값 하락에 대비해 '거품'을 미리 빼두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주택대출을 하면서 소득을 집중적으로 보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감독당국이 투기지역내 3건 이상 주택대출에 대해 강제상환 여부를 점검하고 나선 것도 사전 대비의 성격이 짙다.
한은이 총액한도대출을 1조~2조원 축소키로 한 것 역시 대출재원이 되는 유동성을 흡수하겠다는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지난달 23일 지준율을 인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이 악의 축"이라는 청와대의 시각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정권말 금융불안의 재발을 막으려는 청와대의 '긴장감'도 엿보인다.
<b>◆ 대출규제 부작용 '주의'</b>
그러나 대출규제가 지나칠 경우 오히려 금융불안을 부추길 우려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전직 관료는 "명동 등지에 나가보면 이미 3층 이상은 비어있는 건물이 수두룩하다"며 "정부가 여기서 금융을 더 심하게 조일 경우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감독당국이 세대별 주택대출 규제 등 추가적인 금융대책에 난색을 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세대별 주택대출 규제도 상당히 강력한 방안에 해당한다"며 "추가로 강한 규제를 도입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경부 관계자는 "세대별 주택대출 규제를 비롯해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다만 상환능력 점검의 경우 보다 정교한 기준을 마련해 적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배기자 p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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