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삼성 오너일가의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 납부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상속 재산에 대한 가족들간 지분 비율도 확정되면서, 이건희 회장이 남긴 부동산의 임대료 지급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3조 1000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번 매각은 이건희 회장 사후 분납 중이었던 약 12조 원 규모 상속세의 마지막 납부를 위한 차원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의 유산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 등 계열사 지분 19조 원과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26조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주목할 부분은 이건희 회장이 남긴 부동산 자산이다. 이 회장은 생전 서울시 청담동 명품거리 대로변에 2곳(청담동 78-6·청담동 79-15)의 토지와 빌딩을 소유했다.
두 빌딩의 가치는 인근 시세에 비춰볼 때 합계 1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해당 부동산은 여전히 등기상 이건희 회장 명의로 돼 있다. 관련법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전되면 60일 내 변경 등기를 신청해야 한다. 다만 부동산을 상속받은 경우, 상속인의 소유권 이전 등기 기한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이처럼 이건희 회장 사후에도 여전히 등기상으로 상속인에 명의 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부동산은 상당수 존재한다.
용인 삼성에버랜드 인근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운영하는 골프장 글렌로스골프클럽 내외부의 토지도 그중 하나다. 주소상으로 포곡읍 가실리 332 등 35개 필지로 약 1만 480평(3만 4647㎡)에 이른다.
또 경북 영덕군에 위치한 삼성전자 영덕연수원 인근의 약 2만 5400평(약 8만 4000㎡) 토지도 여전히 이건희 회장 명의의 부동산으로 등기돼 있다.
이들 부동산은 타인이 임대 계약을 통해 점유하고 있는 만큼, 자체 가치 상승에 그치지 않고 여전히 임대료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청담동 건물 2곳의 경우 의류매장과 오피스 등이 입점하고 있다.
또 글렌로스골프클럽 인근 토지의 경우,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의 사업장 내 위치한 곳이 대부분이며, 삼성전자 영덕연수원 역시 시설이 포함된 필지 내 이건희 회장 명의의 부동산이 상당수다.
지난해 <인싸잇>이 삼성물산 등에 문의한 결과, 부동산의 임차인인 삼성물산 등이 해당 부동산에 대해 과거부터 이건희 회장 측에 임대료를 지불해 왔다. 이에 이건희 회장 사후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에게도 해당 임대료를 계속해 지급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오너일가의 상속세 납부가 완료되지 않았고, 상속 재산에 대한 ‘지분 비율 정리’ 역시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에 해당 임대료를 실제 각 개인에 지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급할 금액을 우선 지출로 회계 처리한 뒤 준비금 형식으로 쌓아 두고, 향후 상속세 납부가 완료돼 가족 간 상속 재산에 대한 지분 비율이 명확해지면 그동안 적립한 임대료의 지급을 개시하려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삼성 오너일가의 상속 재산에 대한 정확한 내역은 밝혀지지 않았다. 상속세 납부 규모로 보면 홍라희 명예관장이 3조 1000억 원, 이재용 회장 2조 9000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조 6000억 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2조 4000억 원 등으로 추정할 뿐이다.
이건희 회장이 해당 부동산의 상속에 대한 별도의 유언이 없었다면, 배우자이자 가장 많은 상속세를 납부한 홍 명예관장 순으로 부동산에 대한 지분 비율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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