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윤승배 기자 |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 가운데 25%가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담보 가치가 43조 원에 이르며, 보유 주식 전액이 담보로 잡힌 오너일가도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81개 그룹 중 오너일가가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65개 그룹을 조사해 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이들 오너일가의 주식 담보 비중(담보대출·납세담보·질권설정 포함)은 24.4%로 나타났다.
이는 주식 가치로 42조 8228억 원 규모로, 이들이 받은 대출금은 8조 434억 원이다.
오너일가 중 보유 주식 100%를 담보로 제공한 사람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신영씨(최창근 명예회장 부인) ▲조희주 씨(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자녀) ▲황서림 씨(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부인) ▲정창덕·다나 씨(정지선 회장 자녀) ▲정경선 현대해상 부사장 ▲최영민 씨(허연수 GS리테일 전 부회장 조카) ▲정창욱·창준·창윤 군(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자녀) ▲최창걸 고려아연 전 명예회장 등 15명이다.
담보로 제공한 주식 가치가 가장 큰 사람은 조원태 회장으로, 총 4168억 원 규모의 보유 주식 전부를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최창근 명예회장(2582억 원), 박준경 사장(2574억 원) 순이었다.
CEO스코어 측은 “담보 비중이 높은 오너일가 상당수는 2·3세”라며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세와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해 담보 대출이 활발히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대출금 규모로는 삼성 오너일가가 다른 대기업 인사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우선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이 2조 5750억 원으로, 그는 유일하게 조 단위 대출을 받았다. 이어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7578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30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이달 중 12조 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 밖에 대출금 기준 상위 10인은 ▲최태원 SK 회장(4895억 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4127억 원)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3715억 원) ▲구광모 LG 회장(3315억 원) ▲정용진 신세계 회장(2700억 원) ▲신동빈 롯데 회장(2569억 원) ▲조현준 효성 회장(2182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 보면 태영그룹 오너일가가 보유 주식 378억 원 중 91.8%에 해당하는 347억 원을 담보로 제공해 가장 높은 담보 비중을 기록했다.
아이에스지주는 권혁운 회장이 상장사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오너일가 주식의 86.8%가 담보로 설정됐다. 다음은 롯데그룹으로, 오너일가 보유 주식의 81.6%가 담보로 제공됐다.
이어 ▲코오롱 59.9% ▲한솔 56.8% ▲DB 53.9% ▲HD현대 52.4% ▲DN 52.4% ▲금호석유화학 52.3% ▲셀트리온 50.5% 순으로 담보 비중이 절반을 넘는 그룹이 총 10개에 달했다.
신세계는 대규모 승계 작업 영향으로 담보 비중이 지난 2024년 말 16.6%에서 올해 3월 46.9%로 30.3%p 상승했다.
반면, 한화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납세 담보로 설정했던 한화 주식 145만 8000주 담보 대출을 전부 해소하면서, 담보 비중이 지난 2024년 말 54.7%에서 지난달 44.7%로 10.0%p 감소했다. 이는 같은 한화 오너일가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납세 담보로 설정한 한화 주식 145만 8000주, 담보 대출을 모두 해소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 그룹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HDC, 넷마블 등 19개 그룹은 오너일가 주식 담보 비중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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