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다현 기자ㅣ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과 브라질을 잇따라 방문해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주도권 확보와 ‘글로벌 사우스(저위도 개발도상국 등을 통칭)’ 공략을 직접 점검했다.
2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보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시스템통합(SI) 전문 자회사 버테크(Vertech)를 찾았다.
버테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022년 미국 ESS 업체 NEC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인수하며 출범한 법인으로, ESS 사업 기획부터 설계·설치·유지보수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구 회장은 이날 “어떤 외부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특히 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고객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통합 솔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發 관세 압박 속, LG엔솔 북미 현지생산이 ‘방패’
구 회장의 이번 현장 행보는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산 ESS 배터리에 올해부터 누적 관세율 58.4%를 부과 중이다. 지난해 40.9%에서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가 7.5%에서 25%로 상향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주요 글로벌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한 상황으로, 관세 장벽이 높아질수록 현지 생산 거점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 우위는 더욱 선명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 생산 거점 5곳을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 중이며, 버테크는 자체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 ‘에어로스(AEROS™)’를 통해 배터리 공급부터 장기 유지관리까지 수행한다.
ESS 시장 자체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SNE리서치와 블룸버그NED(BNEF) 등의 데이터를 종합하면 글로벌 ESS 시장은 지난해 약 300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 750GWh 규모로 2.5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파라나 신공장’ 직접 확인... 중남미 교두보 다진다
미국 일정을 마친 구 회장은 브라질로 이동해 LG전자 마나우스 생산법인과 현지 유통 매장을 찾아 중남미 시장 전략을 논의했다.
LG전자는 지난 1995년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자유무역지역에 제1가전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현재 파라나주 파젠다 리우그란데에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투자비 최대 20억 헤알(약 4892억 원) 규모의 이 공장은 올해 7월부터 냉장고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 사동에 들어간다.
브라질은 인구 약 2억 1000만 명의 세계 7위 인구 대국이자 중남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으로, LG의 글로벌 사우스 공략의 핵심 거점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2월 인도 그리고 6월 인도네시아 방문에 이어 이번에 브라질을 찾으면서 합계 인구 20억 명에 달하는 글로벌 사우스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올해 2월 그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방한 중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함께 참석해 청정에너지·AI·전동화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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