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욱 칼럼] 가짜뉴스의 ‘얼굴’로 호출되는 인터넷 신문

  • 등록 2026.04.01 13: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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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잇=유용욱 주필 | 가짜뉴스 논쟁이 불거질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호출되는 주체가 있다. 바로 인터넷 신문이다. 문제가 될 만한 기사가 한두 개만 발견되어도 기다렸다는 듯 “인터넷 매체의 난립”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이 세상 모든 가짜뉴스의 근원이 복잡한 구조가 아닌, 오직 ‘온라인’에 있다는 식의 단순한 인과 법칙은 이제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상식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우리의 질문은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인터넷 신문은 정말 가짜뉴스의 주된 생산자인가, 아니면 그 책임을 전가하기에 가장 손쉬운 ‘샌드백’ 같은 존재인가. 물론 인터넷 신문이 구조적으로 가짜뉴스에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낮은 광고 단가, 포털 의존적인 유통 구조, 클릭 수가 생존과 직결되는 수익 모델은 기사 생산 조건을 극도로 압박한다.

 

기자 한 명이 취재부터 기사 작성은 물론, 편집까지 도맡는 환경에서 정교한 검토를 기대하는 것은 개인의 윤리 문제를 넘어 산업의 현실을 외면한 무리한 요구에 가깝다. 결국 수준 이하의 뉴스가 범람하는 것은 개별 매체의 도덕적 파산이라기보다는 지속 불가능한 시장이 만들어 낸 ‘왜곡된 경제 구조의 결과물’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모든 인터넷 신문이 동일한 조건 속에서도 동일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왜곡된 구조적 모순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실이 이러함에도 가짜뉴스 논쟁은 정작 이 몸통(구조)은 건드리지 않는다.

 

문제를 ‘일부 인터넷 매체’의 일탈로 국한하는 사이, 포털과 대형 언론은 논쟁의 외곽으로 유유히 빠져나간다.

 

뉴스 노출의 전권을 쥔 포털은 스스로를 플랫폼이라 규정하며 편집 책임을 유보하고, 제도권 언론은 “우리는 급이 다르다”는 우월감 뒤로 슬그머니 숨는다.

 

그러나 과연 인터넷 신문만이 클릭 경쟁에 매몰되어 있는가. 자극적인 제목과 불완전한 정보의 조기 유통은 이미 국내외 언론 전반의 고질적인 관행이 된 지 오래다.

 

기성 언론이 하면 ‘속보 경쟁 중 의도치 않은 실수’나 ‘과도기적 혼란’으로 포장되고, 인터넷 신문이 하면 즉시 ‘가짜뉴스’로 명명된다. 이처럼 매체의 형색(形色)이 판단 기준이 되는 순간, 저널리즘의 본질은 부차적인 문제로 저 멀리 밀려난다. 이처럼 가짜뉴스 관련 담론이 수면 위로 올라와 논란이 반복될수록 인터넷 신문은 시장의 방패막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언론 산업 전반의 점진적 붕괴, 플랫폼 권력의 비대화라는 본질적 문제는 모두 가려지고 책임은 가장 약한 고리에 집중된다.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위치만 옮기는 언론의 자기합리화에 다름 아니다. 가짜뉴스 논란에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터넷 신문을 싸잡아 비난하는 일이 아니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어떤 조건에서 뉴스가 생산되고, 어떤 알고리즘 속에서 소비되는지를 묻는 일이다.

 

지금껏 해 오던 것처럼 가짜뉴스의 ‘얼굴’을 찾는 데만 골몰한다면 본질은 계속 가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동시에 ‘품질’을 요구하기 전에 ‘구조’를 먼저 점검하지 않는다면, 오늘 인터넷 신문이 뒤집어쓴 비난은 내일 또 다른 매체의 이름으로 반복될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유용욱 주필

 

- 1993년 KBS 공채 19기
- KBS 전략기획실 성과평가부장
- KBS 법무실장
- KBS N 경영본부장
- 현) 인싸잇 경기 편집국장 및 공동발행인

유용욱 주필 macgyvery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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