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삼성전자 지방 사업장에 납품 자재 주문과 검수를 담당하던 전 직원이 27억 원이 이상의 납품 자재비를 협력사를 통해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최초 범행 약 4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고, 해당 직원의 장기간 범행이 가능한 배경에는 자재 납품과 검수에 있어 사측의 허술한 시스템의 문제도 한몫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법원은 특경법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전 직원 A씨에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에 대한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의 C&M(Compressor&Motor) 사업팀에 소속돼 지방 사업장에서 자재 발주 및 검수 등의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협력업체에 필요한 자재를 주문하고 해당 자재가 입고되면 실제 받은 양과 전산상으로 주문한 양을 검수하는 업무를 함께했다. 이처럼 주문과 검수 업무를 동시에 맡으면서, 자재의 실제 주문량과 재고 수량을 전산상 수동으로 바꿔도 당장 확인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검찰은 A씨가 이를 악용해 삼성전자 사업장에 컴프레서 클러스터(Compressor Cluster) 자재를 납품해오던 협력사 K사의 임원에 “중국산 자재를 재가공하는 업체를 찾았는데, 이 회사(C사)가 삼성전자 납품사로 전산상 코드가 없다”며 “C사가 실제 자재를 삼성전자에 제공할테니 K사가 납품한 것처럼 대금을 받고, 이를 C사에 우회적으로 지급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C사는 A씨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가전 부품 제조회사로 알려졌다. K사는 A씨의 요구에 응했고, 삼성전자 측에 컴프레서 클러스터 자재 납품에 관한 인보이스를 보내 대금을 받은 뒤 해당 금액을 C사에 송금했다. 물론 C사는 재자공 부품을 삼성전자에 제공하지도 않았다.
A씨는 삼성전자가 C사로부터 컴프레스 클러스터 자재를 받지 않았음에도, 납품 자재의 수량을 전산상으로 조작하면서 실제 납품 수량대로 검수까지 완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A씨가 K사를 통해 삼성전자에 허위로 자재 납품에 따른 대금을 받는 범행은 지난 2021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무려 40차례 이상 지속됐고, 그 액수는 무려 27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에 중형을 선고하며 삼성전자에 피해 액수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 그리고 그가 이번 범행으로 챙긴 돈으로 생활비뿐 아니라 부동산 구매에도 쓴 사실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장기간 범행을 할 수 있던 배경에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자재 납품 담당자가 수량 검수와 주문 업무까지 동시에 했다는 점 그리고 시스템에서 재고수량을 수동으로 변경해 사측이 주문량과 실제 납품 수량의 차이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이번 사건을 통해 삼성전자 측도 납품 자재 관리와 재고 검수에 있어 다소 허술한 체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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