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침체와 디플레이션(deflation)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9일 중국국가통계국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면 봉쇄를 하던 2021년 2월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물가가 하락한 것이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 다음가는 세계 2위이며,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생필품을 생산한다. 따라서 중국 경제에 문제가 발생하면 세계 경제 전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수요 감소로 인한 디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클로버 기자는 서두에서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2022년 연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중단한 후 비틀거리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고전하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라고 지적하면서 “하지만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모든 국가에게 나쁜 소식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클로버 기자는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세계 성장을 둔화시키고 애플, 나이키 및 다른 거대 기업들의 수익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를 잡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는 서방 국가들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클로버 기자는 2022년의 끔찍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회상한 후,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를 감산하고 러시아가 흑해의 곡물 거래를 중단하면서 석유와 밀가루 등의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는 상황을 소개했다. 또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경계하고 있으며, 내년 중반까지는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사실도 언급했다.
클로버 기자는 “물가가 하락하면 소비자들은 나중에 더 싸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매를 보류할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린다”며 “그러나 중국의 디플레이션 덕분에 다른 국가들이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고, 그것이 나머지 세계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But China's deflation problem could boost the rest of the world economy – with other countries now able to buy cheaper goods from the world's largest exporter, and that potentially filtering through to the average shopping basket)”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에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미 중앙은행, 영국은행 및 기타 통화정책 입안자들에게 치솟는 물가와의 전쟁에서 절실히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So, deflation in China could give the Fed, the Bank of England, and other monetary policymakers a much-needed helping hand in their war against soaring prices)”고 밝혔다.
또 클로버 기자는 “중국의 값싼 상품들이 세계 인플레이션을 좀 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시작하면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 필요가 줄어들어 세계 성장을 끌어내리는 긴축의 시대가 예상보다 일찍 끝나게 된다(If cheaper goods from China start to pull global inflation down to more manageable levels, there becomes less of a need for central banks to carry on raising interest rates, bringing an earlier-than-expected end to an era of tightening that has dragged down global growth)”고 분석했다.
클로버 기자는 “결국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베이징에는 나쁜 소식이 될 수 있지만 나머지 세계에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기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