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파이낸셜타임스, 한국 선박 대북 밀무역 의혹 특종보도

“한국 업체가 임대한 선박이 북한 EEZ에서 중국 선박에 선적한 후 중국 선박이 북한으로 이동”

미디어워치 편집부 mediasilkhj@gmail.com 2022.12.19 22:40:11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유엔안보리)가 대북 경제제재를 시작한 지난 2017년 이후로, 북핵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한국에서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사례가 속출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도 한국 업체가 운영한 선박이 북한행 중국 선박에 연료를 실어 나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해외 언론이 보도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일간지인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 FT)’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크리스찬 데이비스(Christian Davies) 기자와 폴리나 이바노바(Polina Ivanova) 기자가 공동으로 쓴 “대북제재 회피를 보여주는 남한에서 북한으로의 연료 이동(Fuel transfer from South to North Korea sheds light on sanctions evasion)” 제하의 특종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서두에서 “한국 업체가 전세를 낸 선박이 북한행 중국 선박에 연료를 실어 나르는 모습이 포착되었다”고 지적한 후 “의문의 중국 선박이 이 거래를 중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FT와 영국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 RUSI)가 공동 조사를 통해 위성사진과 트랜스폰더 데이터를 확인해서 밝혀낸 것이다. 

기사에서 지적한 해당 선박의 출항일은 11월 20일이다. 기사는 “문제의 화물은 지난 11월 20일 한국 회사가 임대한 머큐리(Mecury)라는 이름의 러시아 유조선을 타고 한국 군산항을 떠났다”며 “이어 11월 25일에는 서해(Yellow Sea)에 진입했고, 12월 1일에는 순델리라는 이름의 중국 선박과 함께 몇 시간 동안 정박했다”고 언급했다.

기사는 “머큐리를 임대한 한국 업체를 통해 선박의 자동 추적 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머큐리와 순델리가 함께 정박하면서 그 동안 화물이 하역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나흘 뒤 순델리는 북한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해 남포항 인근에 정박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미국의 위성관측업체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포착하고 FT가 확인한 위성사진에서도 순델리호가 북한 EEZ에서 다른 선박과 나란히 정박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영국왕립연합서비스연구소의 전문가들은 이것이 북한 선박으로의 선박 대 선박 선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며 “순델리의 위치 데이터에 따르면 그 선박은 며칠 동안 북한 EEZ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선박 간 선적은 운송 경로 은폐에 사용

FT는 선박 간 선적(ship-to-ship transfer)이 화물의 출처와 운송 경로를 숨기는 데 종종 사용된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선적이 대북제재를 위반한 밀무역이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어 기사는 북한이 2017년부터 유엔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으며, 북한으로의 모든 연료 이동은 유엔 제재 위원회에 보고되어야 하지만 실제로 보고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설명했다.

FT의 보도에 따르면, 머큐리호를 임대한 한국 업체는 이스턴펙(Eastern Pec)이다. 기사는 이스턴펙이 중국 어선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에 본부를 둔 ‘중국 중개업체(Chinese agent)’과 합의한 거래의 일환으로 머큐리호를 임대한 후 순델리호와 선박 대 선박 선적을 수행했다고 소개했다. 

또 FT는 이스턴펙이 거래한 중국 선사가 상하이에 있는 멧오션(Met Ocean Co Ltd)이었음을 보여주는 확약서(letter of guarantee)도 공개했다.

기사는 멧오션이 파나마의 로펌 모색 폰세카가 보유한 약 1,150만 건의 비밀문서인 파나마페이퍼(Panama Papers)에도 등장한다고 언급한 후 “멧오션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되어 있으며, 그 주주들은 상하이와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순델리호의 움직임은 이전에 북한에 석유제품을 불법적으로 수출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선박들의 움직임과 매우 유사했다”는 조지프 번 RUSI 연구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어 순델리호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도 중국에서 석유제품 밀반입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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