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논란’ 한국 편드는 NHK가 일본 자유보수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이유

군함도 영상 날조 의혹에도 자국민보다 한국 눈치 보는 NHK...옛 주민‧시민단체‧정치인 분노 정점 달해

이우희 기자 wooheepress@naver.com 2021.10.01 16:24:04

일본 공영방송 NHK가 자신들이 과거에 방영한 군함도(하시마 섬) 다큐멘터리에 대해 옛 하시마 도민들이 영상을 날조했다며 반발하고 있음에도 이들과의 ‘대화 거부’를 선언, 일본 자유보수 진영의 분노를 사고 있다. 

논란의 영상은 1955년 11월 17일 방송된 NHK 다큐멘터리 ‘초록 없는 섬(緑無き島)’에 등장하는 탄광 내부 영상이다. NHK ‘초록 없는 섬’은 일본 군함도를 ‘지옥섬’ 이미지로 고착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다큐에 등장하는 군함도 탄광 내부 영상이 매우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영상에는 앙상한 몰골을 한 노동자들이 허리조차 펼 수 없는 좁을 굴 속에서 훈도시 하나 걸친 알몸으로 탄을 캐고 손수레를 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지금도 이 NHK 영상은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반일감정을 고취시키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MBC는 2017년 7월 4일자 PD수첩 ‘군함도, 그리고 아베의 역사 전쟁’ 편에서 이 NHK 영상을 사용했다. 2017년 7월 26일 개봉한 영화 ‘군함도’는 사실상 이 NHK 영상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부산의 ‘국립일제강제동원 역사관’에서는 이 NHK 영상을 자료화면으로 전시에 활용하고 있다. 



NHK가 보도한 군함도 탄광 내부 영상은 사실이 아니라는 옛 하시마섬 주민들의 증언이 터져나오면서부터 논란은 확산되기 시작했다. 일본 재단법인 산업유산국민회의는 옛 하시마 도민 70여명의 증언을 채록했다. 이들은 NHK 영상은 ‘날조(捏造)’로 단언하고 있다. 실제, 도민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매우 합리적이라서 사실상 반박이 불가한 수준이다. 

일본 정치권에는 NHK에게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2021년 3월 18일 중의원 총무위원회에서는 스기타 미오 의원이 “(한국에서) 무단으로 NHK 영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진 이상, 영상의 상영 중지와 지금까지 사용료 미지불에 관한 손해배상을 언제까지 어떤 식으로 대응할 예정인지 알려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NHK 부사장 마사가키 사토루는 “규정에서 벗어난 사용을 하고 있다면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만 답변했다. 일본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NHK가 자신들의 영상을 한국의 방송사와 전시관 등에서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문제삼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 셈이다. 



2021년 3월 16일 일본 참의원 내각위원회에서는 와다 마사무네 의원이 NHK 측에 군함도 탄광 내부 영상의 출처를 질의했다. 와다 의원은 “이 ‘초록없는 섬’의 편집하기 전 테이프라든가 사용된 영상이 어디에서 촬영되었는지 알 수 있는 구성표나 캡션이 NHK 내부에 남아 있는가”라고 물었다. 

NHK 부회장 마사가키 사토루는 “66년전의 프로그램이어서 촬영장소가 자세히 기록된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하시마 옛 주민들은 이 영상은 군함도가 아니며, 매우 열악한 다른 소규모 탄광의 모습을 촬영해 군함도로 날조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2021년 3월 30일 참의원 총무위원회에서는 아오야마 시게하루 의원이 NHK를 향해 “일본 국민인 섬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반드시 섬 주민 여러분들과 대화를 시작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위원회에 출석한 NHK 마에다 테루노부 회장은 “주민들과 직접 교섭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대단히 죄송하지만 그렇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이 장면을 영상으로 지켜보던 옛 하시마 주민 마쓰모토 사카에 씨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일본 공영방송이 한일 역사갈등 사안과 관련, 일본 국민과의 대화를 거부한 것이다. 더구나 하시마 옛 주민들은 사실과 다른 영상의 삭제와 사과, 회수를 NHK에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NHK의 태도에 대해 일본 자유보수 진영은 분개하고 있다. 산업유산국민회의 측은 “날조 의혹에 대해 답변하는 NHK 회장과 부회장의 말에서는 공공방송이 지켜야 할 자세를 조금도 느낄 수 없다”며 “옛 도민들의 분노는 정점에 달해 있다”고 논평했다. 

옛 하시마 주민 마쓰모토 사카에 씨는 “내가 국회에 불려가게 된다면 하시마의 명예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카와 아즈마 씨도 “NHK의 대응은 이상하다”며 “모두와 같이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본 참의원 야마다 히로시 의원은 “이 문제는 NHK가 제대로 조치할 때까지 우리는 추궁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하시마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한일 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역사문제와 관련, 역사적 진실을 도외시하는 NHK의 태도가 오히려 일본 자유보수 진영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있다. 








이우희 기자 wooheepress@naver.com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








PC버전으로 보기

Copyrights 2006 All Rights Reserved | 대표전화 : 02-720-8828 | FAX : 02-720-8838 | 대표이메일 : mediasilkhj@gmail.com | 사업장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4길 36, 2층 | 등록·발행연월일 2013년 3월 27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 다08208 , 영등포, 라00483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58 | 사업자등록번호((주)미디어실크에이치제이) : 101-86-45323 | 대표이사 : 변희재 | 발행인 : 변희재 | 편집인 : 황의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