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이 지난 17일 ‘MBC 경영평가’ 보고서 초안을 입수했다고 밝히며 ‘단독’으로 일부 내용을 발췌 보도한 가운데, 방송문화진흥회 유의선 이사가 21일 입장을 밝혔다. 유의선 이사는 보고서를 작성할 평가단을 구성했던 ‘MBC경영평가단’ 소위원회 위원장이다.

유의선 이사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러 정보가 담긴 경영평가 보고서가 본 이사회에서 최종승인을 받기 전에, 더군다나 통째로 언론에 제보됐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또, “언론사가 공적 기관에 대해 보고서를 기초로 정당한 비판을 가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정보 수집 과정에서 누군가에 교사를 했거나, 친분관계가 있는 내부자로부터 의도적으로, 그것도 ‘비방’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면 통상적으로 ‘공익적’이라 인정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의선 이사는 “언론에 ‘비판의 자유’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디어오늘’ 보도에 대해서는 “매체 특성 상 정파적 성격이 강하고 기사 내용도 형평성을 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비방의 목적으로 자료 일부가 인용됐기 때문에 순수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 함께, 유의선 이사는 “작성된 보고서 초안은 내일(22일) 진행될 소위원회 회의를 위해 사무처로부터 17일에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소위원회가 보고서 초안을 확인하고 본 이사회 의결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었다. 다시 말해,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처가 소위원회 이사 3인(유의선 김광동 이완기)에게만 전달한 보고서가 방문진 내부 배포 당일(17일) ‘미디어오늘’로 유출된 것.

유의선 이사는 “보고서에 오류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MBC측과 문서가 오가기도 했다”면서, “MBC측에서도 문서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의선 이사는 “내부문서가 공식적인 최종 승인 없이 통째로 언론사에 독점 제보 됐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일”이라 재차 강조하면서도, “이 문제를 가지고 공방을 벌인다는 것은 방문진의 정상적인 활동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 22일 기사 추가 :

보도 후 유의선 이사는 기자에 연락을 취해와 “이 문제를 가지고 공방을 벌인다는 것은 방문진의 정상적인 활동을 저해하는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취지를 재차 강조했다.

유 이사는 “보고서가 공표단계 이전에 외부로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방문진의 정상적인 활동을 위축시키는 행위로, 방문진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MBC경영평가’ 외부 유출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이 1989년 1월 17일 언론전문비평 주간신문인 ‘언론노보’로 창간하고, 1995년 5월 17일 제호를 지금의 ‘미디어오늘’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태생적으로 정파적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미디어오늘 대주주인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행인 자격을 미디어오늘에 넘겨, 지난 4월 1일부터 미디어오늘 사장이 발행인과 편집인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파적 성격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