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불교·원불교·천도교·천주교·개신교 5대 종단 인사 60여명이 세월호 참사를 악용해 호남 민심을 혼란케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광주 YMCA 무진관에서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의 이런 기자회견은 나름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지만 광주전남에서 발생하는 다른 인권유린 사건에 대처하는 태도와 비교할 시에는 사뭇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이들의 이번 정권 투쟁 기자회견은 이번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해 12월 5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을 빌미삼아 박근혜 대통령 퇴진 투쟁에 나선 바 있다.
종교인들이 본연의 일과는 무관하게 정치까지 나선 것도 모자라 이번엔 세월호 참사를 악용해 '대통령 퇴진' 투쟁까지 벌이는 것은 누가 봐도 온당치 못하다.
문제는 이들 종교인들이 종교가 정작 관심을 가져야 영역인 인권유린 실태나 보살펴야 할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에 대해선 일체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지난번 신안군에서 발생한 섬노예 사건이다.
광주에서 불과 40여분 떨어진 전남 신안군의 한 섬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급기야 미국의 CNN까지 보도돼 신안군 때문에 나라가 망신살이 뻗쳤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일체 침묵한 것이다
세계 10위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 국가에서 노숙자를 데려다가 노예처럼 부려먹은 일들이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는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기에 충분했지만, 이들 5대 종단은 이 문제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사건의 진원지인 신안군 일대에선 이와 유사한 인권유린 사건이 여러차례 발생했지만 그때마다 관계기관은 땜질 처방에 그쳤다. 사과성명 대충 발표하고 넘어가곤 했다.
그래서 '전라도 섬노예' 사건은 되풀이됐다.
하지만 이런 비참한 인권유린 현장에 5대 종단은 없었다.
사건의 현장이 같은 전라도 권역에 있었지만 이들을 가장 관심 있게 돌봐야 할 종교인은 없었던 것이다.
대항할 힘조차 없고 사회에 기댈 힘조차 없는 이 불쌍한 영혼들이 전라도 그 어느 섬에서 고통받고 있었지만 이곳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5대 종단은 없었다.
筆者는 같은 전라도 땅에 살지만 이들 종교인들이 불쌍한 영혼들의 억울한 인권에 대해 논한 것을 여지껏 들은 적이 없다. 아니 오히려 한통속이 된지도 모른다.
국가와 가족들로부터 버림받고 자기 자신의 희망도 잃어버려 그야말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불쌍한 영혼들에 대해선 눈길조차 주지 않은 종교인들이, 무슨 사건이라도 생기면 대통령을 몰아낼려고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국민적슬픔을 억누르지 못한 상황을 이용해 '대통령 퇴진'을 부르짖으면서도 종교 본연의 임무인 '인권유린' 실태에 대해선 ‘나몰라라’ 하는 자들.
이들에게 전라도 신안 앞바다 섬에서 죽어가는 불쌍한 영혼들의 구원이나 인권처우 문제는 남의 일이 된지 오래다.
예수께서 자기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만 본다고 꾸짖는 사람들은 바로 이들을 두고 한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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