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석형vs 주승용 향한 논문표절 시비, 무엇이 문제인가?

"논문표절 검증 시기와 의도, 검증대상은 무시한 채, 선거에 악용하려는 태도가 문제"

박종덕 본부장 blue6543@daum.net 2014.05.04 22:29:10


전남도지사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과 이석형 후보가 경선경쟁후보인 주승용 의원을 상대로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파상공세를 가하고 있다. 그 와중에 표절의혹을 제기한 이낙연 의원 비서관의 괴메일에 대해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석형 후보는 전남대학교 교수들의 "표절이 없다"는 공식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내며 표절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자칫 이 '표절논란'이 이번 전남지사 선거의 최대쟁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筆者는 평소 표절과 관련해 각종 제보를 받아온 당사자로서, 이 문제에 관해 입장을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

본보는 그 동안 대한민국의 유명인사의 논문을 가혹하다할 정도로 검증해, 사회적파문과 더불어 공론화 작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김미화, 조국, 손석희, 진중권 등이다. 이밖에도 수많은 인사들의 논문표절 혐의를 발견해 시정조치를 권고하기도 하고 사과를 받아내, 논문표절에 관해선 나름 권위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 했다.

심지어 해외유학파 논문의 경우 해당학교에 관련서류 일체를 요구해 사건이 진행 중인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이번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문표절을 둘러싸고 많은 제보가 접수됐다.

대개의 경우 정적(政敵)들이 제보한 것인데,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었겠지만 대부분 검증 자체를 유보했다. 필요에 따라 선거이후에 차분히 검증하기로 했다.

첫번째 이유는 제보 의도 자체가 불순하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는 논문표절에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가 선거철이 다가오니 상대후보에 치명타를 가하기 위해 논문표절을 문제 삼는 태도가 일단 문제였다.

평상시 특정인사의 논문표절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했거나, 논의가 이뤄졌으면 서로 공감을 갖고 사전에 충분히 검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전혀 그런 관심이나 노력이 없다가 선거철을 맞아 상대후보를 꺾기 위해 논문표절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선 누가 봐도 그 의도가 불순하기 때문에 그런 음모에는 가담할 수 없었다.

두번째 이유는 논문표절 검증대상이다.

당초 본보가 논문 검증을 시작하게 된 출발점은 대중연예인이나 학교에서 연구에 전념해야 할 일부 교수들이 정치영역에 뛰어들어 과도한 정치적 발언을 일삼은 것에 대한 견제차원에서 발동했다.

실제로 2011.10.26 재보선을 앞두고 이런 유명 인사들이 본인의 유명세를 빌려 트위터 등 SNS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유포함에 따라 당시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일부 유명연예인들의 특정 정치세력에 치우친 과도한 정치적 발언이 대중매체를 통해 서슴없이 유통되었을 때 정치이념이나 가치가 정립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해악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에 전념해야 할 교수들이 본인의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정치 분야에 대해 트위터 등을 통해 선동하는 언행에 대해선 누군가 따끔한 경고를 해야 했다.

그 경고의 수단이 ‘논문 검증’이었다.

이는 자기전공 분야는 팽개치고 정치에 뛰어든 폴리페서(Polifessor)나 폴리엔터테이너(정치연예인)에 대해 “당신의 원래 전공분야를 제대로 한번 봐야 겠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시작한 게 ‘논문검증’ 이었다.

그래서 논문검증을 통해 표절혐의가 적발되면 해당 인사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정작 자기 전공 학위는 남의 글을 베껴 논문을 작성한 자가 자기본연의 일은 팽개치고 시간이 남는지, 정치에 뛰어들어 ‘감놔라 배놔라’ 하며 정치를 뒤흔들게 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낙연 의원과 이석형 후보가 4일 파상공세를 가한 주승용 의원의 논문 표절 시비는 이런 경우와 다르며, 그런 점에서 검증 논의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

위에서 거론한 것처럼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표절시비를 건 자체가 일단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온당치 못하다.

또, 주승용 의원은 연예인이나 교수가 아닌 정치인이다. 오히려 언제든지 정치적 발언을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검증대상 선정이 중요한 것이다. 자기 입맛에 안맞는다고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자칫 정적 제거용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 의원은 지난해 초 전남대에서 수산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쁜 정치일정에도 불구하고 표절 없이 박사논문 학위를 정상적으로 수여 받았다면 오히려 ‘학구파’ 정치인으로 칭찬받을 일이다.

筆者는 여지껏 논문 검증을 앞장서왔던 언론인으로서, 왜 이 시점에 논문표절 시비를 하는지, 왜 우리사회에서 논문표절 시비가 중요한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인사들이 선거철을 맞아 불순한 의도를 갖고 논문표절을 선거에 악용하는 행태가 괘씸하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까울 따름이다.



박종덕 본부장 blue654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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