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퇴진' 부르짖는 광주지역 종교인들의 표리부동

박종덕 본부장 blue6543@daum.net 2014.04.08 08:19:45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 이어 이번엔 광주지역 기독교 단체가 나서 오늘 광주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한다.

광주에선 이미 지난해 12월초 100여명의 5개 종단 관계자들이 나서 박 대통령 퇴진 기자회견을 갖은 바 있다. 당시 종단대표들은 박 대통령 퇴진은 물론이고 여러 정치적 발언을 통해 국정원 등 국가기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에도 전국에서 광주지역 종교인들의 이런 정치참여에 대해 '종교가 정치영역까지 침범해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은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명시하고 있고 천주교 교회법도 사제들의 교화권(敎化權)이 정치와 과학 분야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도 지난해 11월 24일 명동성당 미사 강론에서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들의 정치적 언동(言動)과 관련, "가톨릭 교회는 사제(司祭)가 직접 정치적·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신부들) 자신이 하느님처럼 행동하고 판단하려는 교만과 독선은 더 큰 문제"라고 말할 정도다.

그밖에도 많은 종교인들이 사제들의 과도한 정치적 발언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전라도 지역 일부 종교지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밀양 송전탑 건립 반대에 이르기까지 세속의 모든 현안에 개입해 갈등을 증폭하는 걸 사명처럼 여겨왔다.

무슨 정치 컨설턴트라도 되는 양 특정 정파의 세력을 확장하는 전략 모임에 얼굴을 내밀기도 했다. 그때마다 이들은 땅을 헛딛고 비틀거렸다. 그리고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쌓았던 역사적 공로를 다 까먹고 이제는 사회의 조롱을 받는 빈축 대상이 돼 버린 것이다.

이런 광주지역 사제들과 달리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유신 독재와 군부(軍部) 쿠데타 시대에 국민이 의지하는 마음의 기둥이었다. 그는 불의(不義)와 폭력에 피해를 본 국민의 사정을 들어주는 우리 사회의 '귀'였으며,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는 국민을 대신했던 우리 사회의 '입'이었다.

김 추기경은 누구보다 완강하게 정권의 반(反)민주성에 맞섰지만 '정권 타도'나 '대통령 퇴진' 같은 구호는 좀체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보다는 국민 아픔을 어루만지고 넘어진 사람을 다시 일으키는 데 정성을 쏟았다. 그는 자신만이 정의의 사도(使徒)인 양 비치는 오만을 무엇보다 경계했다.

반면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소속 박창신 신부는 지난해 11월 22일 군산 시국 미사에서 "NLL(북방한계선)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쏴야죠. 그게 연평도 포격"이라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또 최근에는 여성 대통령을 겨냥해 밑도 안닦고 다닌다며 온갖 조롱을 퍼부었다.

종교인들의 과도한 정치개입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광주지역 종교인들의 표리부동한 태도다.

광주나 전라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잘못된 정치구조나 사회현상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중앙정부나 박 대통령에 대해 지나치게 날을 세우는 것이다.

최근 강운태 광주시장 주변인사들의 지방선거 개입에 대해 이렇다 할 비판이 없다는 점도 이상하다.

관련자들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광주지역 종교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선 일체 침묵했다.

광주지역 종교인들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을 비판하려면 광주시 공무원들의 지방선거 개입도 비판해야 형평에 맞다.

그런데 정작 지역의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면서 대통령에 대해서만 제갈을 물리려는 태도는 누가봐도 이중적이고 표리부동한 태도인 것이다.

종교인들이 정치문제에 뛰어든 것은 한편으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표리부동한 자세에 대해선 누가봐도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박 신부를 비롯한 광주지역 종교지도자들은 험악한 말을 함부로 퍼붓는 종교지도자들의 표리부동한 이중적 처신에 대해 주위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스스로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해 봐야 한다.



박종덕 본부장 blue654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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