筆者는 한 달여 전부터 전남 순천에 소재한 에코그라드 호텔 사태에 관심을 갖고 취재한 언론인이다.
그간 수십여편의 취재 글과 사회적대타협 토론회 개최 등을 통해 낙찰자인 동원산업과 유치권을 주장하며 농성중인 공사채권단 간 타협을 이끌기 위해 나름 노력을 기울인 바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이 시점에, 筆者는 동원산업 실질적 오너인 韓 회장이란 분께 솔직한 심정으로 몇 가지 안타까운 입장을 피력하고자 한다.
핵심요지는 ‘무엇 때문에 호텔을 하려 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韓 회장은 낙찰자와 공사채권단간 법적분쟁을 떠나 이 문제에 대해 순천시민에게 응답할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귀하의 일로 인해 순천시는 물론이고 순천시민 상당수가 불편해 하기 때문이다.
사업이란 돈을 버는 목적도 있겠지만 돈을 버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으로써 자아성취와 더불어 주위, 나아가 지역과 국가발전에 인정받는 기업인으로서 뿌듯한 자부심도 사업하는 이유중 하나다.
거창한 경영학 용어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나 사회환원, 기업 봉사활동 등 온갖 수사(修辭)들은 바로 기업의 이런 사회적책무를 강조한 단어들이다.
하지만 최근 순천에코그라드 호텔 사태과정에서 보여준 낙찰자 측 태도를 살펴보면, 이런 사회적 책무의식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자기자본은 전무한 급조된 회사로 남의 돈을 끌어다가 호텔을 인수한 그야말로 천민(賤民) 자본주의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는 행동도 법만 믿고 그런지 모르겠으나, 한마디로 막무가내다.
135억원 돈을 떼인 공사채권단과의 대화도 일체 거부했다. 필자가 주최한 사회적대타협 토론회에 참석한다고 해놓고 번복해 불참했다. 덕분에 토론회는 반쪽토론회로 전락했고, 그 비난의 화살은 韓 회장과 동원산업으로 쏠린 상태다.
호텔 1층에서 농성중인 공사채권단을 법으로 몰아내는 것은 성공했는지 모르겠으나, 이후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이미 호텔 안팎에서 공사채권단의 시위와 집회가 이어지고, 순천시 전역에선 동원산업과 韓 회장에 대한 비난 방송이 끊이질 않는다.
준공이후 방치된 부실투성이 소방안전 설비는 호텔건물을 화재위험으로 몰아넣고 있고 이런 상황을 신고 받은 소방서는 영업재개에 제동을 걸 태세다.
호텔내 집기비품도 공사채권단 소유로 이들의 사용허락 없인 영업을 할 수 없다는 게 순천시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모든 게 불확실하고 준비가 안 돼 있다. 호텔 땅과 건물만 경매로 받았을 뿐 나머지 모든 자산은 분쟁의 여지가 있어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영업재개가 힘든 상태다.
낙찰자가 자본금 천만원에 불과한 회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텔 정상영업을 기대했던 순천시는 물론이고 대다수의 순천시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나간 일을 굳이 들먹일 필요는 없겠지만, 경매과정에서 135억원의 돈을 떼여 호텔 1층에서 농성하는 억울한 공사채권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졌다면 아마도 이런 분쟁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또, 일전에 필자가 제안했듯이, 동원산업이 낙찰과정에 소요된 경비를 부담할 용의가 있다는 공사채권단과 대화에 나섰더라면 이런 무모함은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없앤 채 법을 앞세운 결과 이제는 수습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常識보다 더한 法律은 없다. 그리고 그 法律위에 憲法이 있다.
무려 135억원 돈을 떼인 43개 공사채권단이 호텔이 잘되라고 가만히 놔둘리 만무하다는 게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상식이다.
또, 억울한 사람들에게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게 憲法이다.
그게 상식이다.
상식머리 없이 법만 좋아하다 후회스런 일을 당한 경우를 우린 종종 목격해왔다.
순천에코그라드 호텔 사태가 그 경우가 아닌가 싶다.
상식아! 상식아! 순천에코그라드 호텔에 사는 우리 상식이 못봤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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