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야기] EXJA 통화강세는 신기루

  • 등록 2006.12.17 10: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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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외환시장의 흐름은 아시아통화 강세다. 그것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EXJA; Ex-Japan Asia) 통화 강세다.
아시아통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얘기는 바꿔 말하면 미달러가 약세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달러가 약세라면 유로화 및 엔화 강세를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국제외환시장은 그렇지 않다.

미국이 무역과 재정의 쌍둥이 적자 해소를 위해 미달러 가치를 낮춰야 한다는 것은 지난 수년간 이어져온 얘기다. 하지만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달러가 다른 메이저 통화인 유로화나 엔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유로화가 최근 1.33달러까지 상승했어도 결국 지난해초 기록한 사상최고치(1.36달러)를 넘지 못하고 다시 1.30달러선을 위협하고 있다. 유로화 출범 당시의 레벨(1.27달러)에 비해 유로화가 다소간 강세를 보이고 있어도 이정도로는 미달러 약세 및 유로화 강세라고 말하는 것은 성급하다. 유럽의 경제펀더멘털이 양호한 것에 비하면 더욱 그러하다.

엔화를 보면 미달러는 약세가 아니라 강세다. 지난 주말 엔/달러 환율은 118엔대로 상승했다. 2004년 말이나 2005년말에는 다음해 엔/달러환율이 105엔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엔/유로 환율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155엔으로 치솟고 엔/달러 환율 동반 상승세를 이끌자 2007년도 엔/달러 환율이 105엔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내년도 독일이 부가가치세를 올리고 이탈리아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긴축에 나서게 되면 최소한 상반기에는 유럽 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초 또 다시 금리를 높였지만 3.5%다. 이는 미국의 콜금리(5.25%)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레벨이다. ECB의 금리정책 결정이후 나온 트리셰 총재의 발언에서 지속적으로 강한 금리인상 의지를 찾아보기 어려워지면서 유로화 강세가 중단됐다.

엔화는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의 불황을 탈출했다고 해서 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본정부의 경제전망이 다시 약화되면서 엔화 약세 기조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일본 경기 회복과 닛케이 주가 상승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부류에게 155엔대의 엔/유로 환율과 118엔대의 엔/달러 환율은 사뭇 충격이 되고 있다.

이렇듯 미달러 약세는 유로화 및 엔화 강세가 아니다. 전세계 외환시장 거래량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메이저 통화의 움직임에서는 미달러 강세가 확연하다.
하지만 EXJA 통화는 새로운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미달러가 엔이나 유로에 대해 약세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을 분풀이라도 하듯 EXJA 통화 강세에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전에 없이 많은 고위관료를 대동하고 중국을 방문해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연 10%선의 경제성장과 무역흑자 행진을 보면 중국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주장이 맞을 수도 있다. 때문에 미국 의회는 수십개의 무역보복안을 마련 중이며 위안화를 당장 20%나 40% 절상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1인당 GDP가 미국의 1/10도 안되는 나라에 대한 압력치고는 설득력이 없다. 20년간 부상하면서 이제서야 올림픽과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게 되는 중국을 위협의 존재로 보는 것은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문제를 무마하기 위함으로밖에 달리 설명되지 않는다.

이러한 와중에서 원화는 양쪽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원/엔 환율이 780원대로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월초 913원으로 주저앉으며 연저점을 다시 경신했다.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한 절상임에도 불구하고 EXJA 통화 절상 압력 속에서 넋이 빠질 정도로 충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EXJA 통화 강세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니라면 신기루다.

홍재문기자 j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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