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노조의 고발로 경찰에서 조사 중인 MBC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 마치 노조의 폭로 내용이 사실로 드러난 것처럼 오해할 가능성이 높은 뉘앙스로 보도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향신문은 8일 ‘단독’보도임을 강조, '[단독]“김재철 법인카드 사용내역, 노조 폭로와 일치”'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경찰이 김 사장의 법인 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노조가 불법적으로 입수해 공개했던 김 사장의 법인 카드 사용 내역을 경찰이 조사한 결과 노조 주장대로 마치 김 사장의 횡령·배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인식을 주도록 제목을 단 이 기사는, 알고 보니 노조 고발에 따라 경찰이 절차대로 카드 내역 조사에 들어갔다는 평범한 내용이었던 것.
기사는 “김재철 MBC 사장(59·사진)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사장이 취임한 2010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2년 동안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해 검토 중이라고 7일 밝혔다”고 관련 내용을 이어 보도했다.
즉, 김 사장의 비리 실체 문제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경찰의 업무 진행 상황을 마치 김 사장에 대한 노조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 것처럼 경향이 황당하게 유도한 셈이 된 것.
더욱이 경향신문은 기사에서 “경찰은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검토한 결과 MBC 노동조합이 폭로한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당시 행적과 사용 경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법인카드 부당 사용 금액에 따라 업무상 배임뿐 아니라 처벌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배임) 위반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는 경찰관계자의 말까지 덧붙였다.
김 사장의 법인 카드 내역을 노조가 빼돌려 공개한 것이니만큼 당연히 일치할 수밖에 없고, 또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임에도 부당 사용했을 경우 처벌이 더 무거울 수 있다는 불필요한 경찰 관계자의 코멘트까지 딴 것이다. 이 대목은 독자들로 하여금 김 사장 배임 혐의가 사실이라는 착각을 유도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타 언론들이 ‘경찰, 김재철 MBC 사장 법인카드 내역 조사’ 등의 정확한 제목으로 보도한 것과 달리, 경향신문은 비상식적으로 ‘단독’까지 달아 독자들이 최대한 오해하도록 유도하려고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초로 보도했다곤 하지만 실질적으로 단독보도 가치와는 거리가 먼 일반적인 경찰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인 것.
이는 경향신문이 정확한 사실전달보다는 일방적으로 MBC노조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독자들을 현혹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또한 경찰 수사에 압박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노조는 경향신문의 이 기사가 나가자 특보를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영등포경찰서측 “김재철 사장 혐의·의혹 사실로 확인 안 돼. 내 답변과 다른 뉘앙스로 기사 나가”
한편, 이 같은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폴리뷰와의 통화에서 “유심히 안보시면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며 보도 내용이 왜곡돼 인식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노조에서 'A라는데 사용했다더라' 'B라는데 썼다더라' 자기들도 내역을 제출했을 거 아닙니까. 그 내역과 일치했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김 사장의 부당 사용 금액에 따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위반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엔 “그것도 뉘앙스가 조금 틀리다”며 “노조 측에서 고발한 게 업무상 배임이고, (노조가) 3차 고발을 할 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같이 고발을 했다 이렇게 답변을 했는데, 근데 뭐 이게 이렇게 나갔다”고 밝혔다.
즉, 노조가 3차 고발 때 특가법혐의를 추가로 고발했다는 것이지 경향신문이 보도한 것처럼 김 사장 법인 카드 내역에 대해 경찰 측이 특가법 혐의처벌 가능성을 말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경찰이 김 사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무용가 정씨에게 협찬금·출연료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 중이라는 대목도 경찰측의 설명은 조금 달랐다.
이 관계자는 “이것도 어차피 노조가 고발한 것이니까, 노조 측에서 고발한 것에 대해선 당연히 확인을 하고 있다”며 “1, 2, 3차에 걸쳐서 고발이 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이 되지 않았나 싶다. (보도 내용에)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향신문 기사 내용 중) 일치한다는 부분은 사측이 의심이 되는 내역이라고 (노조가)제출한 게 있을 거 아닙니까? ‘몇월 몇일 A라는 곳에서 사용을 했다’고 한 내역이 카드사를 상대로 (조사)한 게 그렇다는 것”이라며 “그것 자체가 혐의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하는 것과는 다르니까 오해는 좀 하지 말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폴리뷰' 차희무 기자. m5598ch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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