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충훈 순천시장에게 참모가 필요한 이유

  • 등록 2012.06.21 08: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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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훈 시장의 기자회견 보니 원칙과 정무적판단을 해 줄 참모가 없더라


유럽인들은 기록을 매우 꼼꼼히 하는 습관이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아시아권에서는 기록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일본인들은 예외적이다.

흔히 <조선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을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의 기록문화를 자랑하지만 이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은 국가기관에서 제도적으로 기록의 필요성을 절감해서 실시한 것으로 일반인들은 일상에서 기록을 거의 하지 않는 게 실상이다.또 史官이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말도 기록했기에 기록내용이 객관적이라 하기엔 좀 부족한 면도 있다.

비록 관리의 신분이었지만 이순신 장군이 <亂中日記>를 남긴 것은 그의 천재적 전술능력을 떠나 문화적으로도 그가 상당히 수준 높은 정신세계에서 살았던 분임을 엿보게 해주는 것으로 세계사적으로도 ‘카이자르’의 <갈리아전기>에 비길만한 걸작이다.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겪으며 남긴 기록이기 때문이다.

70년대 언젠가 난중일기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생기자 朴正熙 대통령이 TV에 직접 나와 그 도둑님(?)에게 특별성명으로 훔쳐간 난중일기를 돌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이는 이 난중일기의 문화재적 가치를 朴 대통령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朴 대통령도 메모를 꼼꼼히 하는 습관을 지닌 분이었는데 불행히도 비명에 가시는 바람에 저서를 남기지 못했다. 애석한 일이다.

그만큼 기록이 중요하다.더불어 기록에 근거한 자료와 보고서, 이를 다시 취합해 발표한 보도자료 역시 중요하긴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의 주장을 펼치고자 한다면 거기에는 그럴만한 객관으로 신뢰할만한 자료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 자료는 그간의 기록에 의해 뒷받침된다. 기록은 해당기관이 추진해 왔던 일에 대한 산물이자 앞날을 예비하기 위한 소중한 유산이다.

소위 기자회견이나 공식적인 석상에 나선 정치인들은 기록에 근거해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본인이 주장하고 싶은 내용을 핵심 키워드를 적절히 섞어 발언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숫자와 통계에 대한 인용이다. 숫자나 통계는 잘 하면 주장하는 사람의 발언 신뢰성을 높이게 되지만, 잘못 인용하게 되면 발언의 신뢰도뿐만 아니라 그 인사의 품격을 떨어뜨리게 한다.

특히 공식석상에서 주장한 내용에서 인용한 숫자가 틀리다면, 이는 그 인사의 기자회견이나 담화 내용 전체가 불신 받을 수밖에 없다. 보기에 따라선 그 모든 게 준비가 안됐거나 아직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증거로 이용돼 오히려 반대세력에게 역공 당하기 십상이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큰 사업가들도 공개적인 담화를 발표하기 전에는 발표내용속에 포함된 이런 통계수치나 숫자를 사전에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를 사전에 정확히 체크해 줄 참모가 필요하며 필요에 따라선 정무적 판단을 해 줘야 한다. 이런 참모들이 조언없이 즉흥적으로 담화나 기자회견을 하는 와중에 자칫 '헛소리' 라도 하게되면, 그 인사의 신뢰도가 추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조충훈 순천시장이 순천시가 추진하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라는 행사를 300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온 얘기들도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조 시장이 이날 최근 여수세계박람회에서 벌어지는 비판여론을 '반면교사' 로 삼아 순천정원박람회 역시 그 규모나 방문객수를 줄여서 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대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날 조 시장은 순천시 정원박람회 조직위가 산정한 방문객수 468만명이 매일 박람회장을 방문하기 위해선 하루 3만6000명이 순천을 방문해야 한다며 그 숫자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그러면서 여수엑스포를 보건대 현실적으로 이 숫자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용역을 통한 재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468만명을 6개월, 즉 180일로 나눠보면 박람회장 방문숫자는 3만6000명이 아닌 2만6000명으로 산출된다. 무려 10000명이나 차이가 발생하는 방문객 수를 갖고 이날 공식적인 기자회견에선 3만6000명으로 계속 주장한 것이다.

또 하나는 순천지역 시민단체가 제기한 순천만PRT 문제를 둘러싼 조 시장의 어정쩡한 스탠스다.

이날 조 시장은 시민단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포스코와 재협상을 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그러나 정작 무엇이 구체적으로 문제조항이고 어떤 조항을 갖고 재협상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선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무려 6개월이나 이 문제가 논란이 됐지만 말이다.

지난 보궐선거 과정에서도 말만 무성할 뿐 시민단체나 시의회 그 누구도 포스코와 순천시와가 체결한 협약서 중 어떤 조항이 문제이고 무엇이 구체적으로 문제인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독소조항의 정확한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순천시의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시의회 내부의 문제일 뿐 투자자인 포스코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집행부가 시의회에 협약서를 이미 공개한 바 있기 때문에 이제와서 시민단체가 대의기구인 시의회의 결정사항을 무시하고 협약서를 공개하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따지고보면 의회를 무시한 것이다.

논란이 되는 '순천만 접근 교통수단의 PRT로의 단일화 문제' 조항과 관련해선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다.다른 교통수단이 다닐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버스나 택시,혹은 자전거 등의 교통수단을 통해 얼마든지 기존도로를 이용해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이건 상식이다. 그안에 마을이 있는데 못 다니게 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현행법으로도 기존 도로를 이용을 못하게 할 방법은 없다.

통행을 못하게 막으면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따라서 논란이 되는 조항들은 해석의 문제이지 재협상의 대상은 아닌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단체가 이런 교통수단이 다닐 수 없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자기들도 잘 모른 문제를 갖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이다. 해석에 대한 차이는 홍보의 문제이지 거창하게 재협상할 대상은 아니다.구체적인 문제는 지적하지 않고, 실체도 없는 문제를 갖고 자꾸 떠들게 되면, 이를 다른 말로 '선전선동' 이라고 한다.

순천시와 포스코간 협약서를 단 한번도 보지 못한 것처럼 얘기하며 협약서에 독소조항이 있다고 지적한 점 역시 모순이다. 협약서를 보지도 못했다면서 독소조항이 있는지 어떻게 안다는 말인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시민단체가 필자의 이런 주장에 반박하려 한다면 언제든지 토론이든 뭐든 담판을 짓자. 필자가 이렇게 주장한 이유는 적어도 PRT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취재와 공부를 한 자를 여지껏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민단체의 이런 선동에 대해 적절히 달랠 것이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냐에 관한 '정무적판단' 이다.그러기 위해선 최고 의사결정권자에게 원칙을 제시하면서도 정무적 판단을 해 줄 진정한 참모가 필요하다.

조항에 대한 해석차이를 놓고 시민단체의 선동에 순천시장이 휘둘릴 이유는 없다.

단지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해 논란을 잠재우면 되는 것이다.노관규 전임 시장이 이런 허위사실을 유포한 세력들에 대해 단호한 대처를 통해 논란을 잠재우고자 했다면, 조 시장은 적절하게 들어준 척하면서 논란을 잠재우면 된다 .조 시장이 시민소통과를 만들고자 한 이유가 아마도 이런 이유 일 게다. 둘 중 어떤 정책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리더십의 차이는 어쩔수 없다. 그 사람이 타고 난 거니까!!


박종덕 본부장 jdp806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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