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장만채 전 순천대학교 총장을 위한 변명

  • 등록 2012.04.26 07:55:39
크게보기

교육감을 임명제로 바꾸어야 할 이유


장만채 교육감의 구속이 우리에게 던진 숙제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이 25일 저녁 끝내 구속됐다.

이유야 어찌됐든 전남교육계 수장이 구속됐단 사실은 이 지역은 물론이고 나라 전체도 큰 충격에 빠지게 됐다.

필자가 아는 장 교육감은 일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인사였다. 그는 순천대학교 총장 재직당시 광양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며 주위 사람을 만나 그가 추진하는 사업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그는 국회에 준비해 간 자료를 갖고 교과위 위원을 일일히 만나 광양캠퍼스 설립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했다. 국회에서 당시 이 장면을 지켜본 필자는 누구보다 장 전 총장의 순천대학교 발전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인사가 구속됐다.

그의 구속과 관련해 필자는 교육감만큼은 임명제로 하자고 했던 평소의 주장이 반영됐더라면, 이런 구속사태는 애초부터 이뤄지지 않았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 총장의 교육감 출마를 위한 총장직 중도사퇴는 순천대학교에 많은 시련으로 이어졌다. 중도사퇴로 인해 선출된 임상규 전 총장도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의 여파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죽음은 순천사회는 물론 교육계 전체를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평생 관료로 지낸 분이 잘못된 인연 때문에 빚어진 문제로 자책하다 결국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충격이 가신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번엔 전임 총장이었던 장 교육감이 구속된 것이다.

고도의 직업윤리의식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선거직에 도전하다 빚어진 악수

필자가 교육감에 대해 임명제를 주장한 이유는 고도의 직업윤리가 요구되는 교육감이란 자리에 오르기 위한 방법이 세상에서 가진 혼탁한 선거라는 과정을 거친다는 모순된 현실 때문이다.

아무리 투철한 직업윤리의식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선거에 출마한 후보입장에선 돈을 준비해야 하고 그러기위해선 지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진다. 주는 돈을 선의로 받았다고 하나 수사기관에서 이를 선의로 해석할 리 만무하다. 선의의 차원에서 도움을 준 사실이라고 강변하나, 수사기관에선 용인하지 않는다. 고도의 직업윤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가장 더러운 선거판인데도 말이다.

그러니까 모순이다. 가장 순결한 성녀가 되기 위해 몸을 팔아야만 하는 창녀처럼 선거판에 뛰든 이상 잠시 더러운 짓에 두눈을 감기 마련이다. '잠시만 참자' '이 정도의 행위는 사회가 용인하겠지' 라는 착각에서 스스로가 용인하고 만다. 고도의 직업윤리의식을 잠시 져버리고 스스로에게 관대해 진 것이다.

사실 선거에 참여한 이상 그 누구도 이 문제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선거는 겉과 달리 그 속은 추악하기 때문이다. 현직 교육감에서 누가 이 문제에서 자유로을까? 하는 의문이 남아있는 이유도 이 점 때문이다.나머지 교육감은 단지 들키지 않았을 뿐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문제도 본질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다. 그가 건넨 2억원 역시 선거라는 추악한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교육자치라는 허울좋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너무나 값비싼 댓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선거제도이다.

이번 사건은 국가교육목표와 지방교육목표의 엇박자가 빚어낸 비극?

아무리 지방자치제가 좋다 하여도 교육이 정치도구화가 되어선 안된다. 장 총장 역시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교육자치는 허울좋은 명분이다.실상은 교육감이 되기 위해 엄청난 자금과 조직이 필요하다. 전남도 22개 시군을 돌며 각종 선거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그 준비 과정에 수십억의 돈을 쓸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선거비용을 준비하거나 회수하는 과정에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고 잘못된 회계처리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많다. 누가 재수없이 걸리느냐가 문제일 따름이다.

특히 선출직 교육감제도로 인해 교육감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여 정치이념적인 교육행정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문제다. 이로인해 중앙정부인 교과부와의 충돌 가능성도 불거지기 마련이다.

장 총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흔히 알려진 것 처럼 장 총장은 진보좌파 노선을 따랐던 인사가 아니다. 장 총장은 누구보다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했던 인사였지만, 출마 당시 그를 후보로 추대했던 세력들이 그를 '진보좌파'라는 색깔로 덧씌웠던 것이다. 장 총장에 덧씌워진 진보의 덧칠은 그를 진보좌파 교육감이란 굴레에 빠지게 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국가교육목표와 시도교육목표가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같은 목표를 향해 경주할 수가 없다. 각 16개 시도 교육청이 이념에 따라 교과부와 겉돌고 서로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그러다보니 교단이 선거판이 되어 이권에 따라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흔들리고 국가 교육목표와 다른 개념의 목표가 설정되어 국가와 지방 그리고 학교가 서로 겉돌고 대립한다.

이번 경우도 교과부의 감사결과 전임 순천대학교 총장이었던 장 교육감을 고발에 의해 이뤄진 수사결과였다. 만약 장 총장이 여지껏 총장에 재임중이거나 대학교단에 머물고 있었다면 이같은 일은 사전에 교과부를 설득해 막았거나, 해명이 가능했을 것이라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장 전 총장은 독배를 마신 셈이 된 것이다.

백년대계 교육은 고사하고 5년마다 바뀌는 교육정책...교육감선거제는 폐지해야 마땅

교육감을 임명제로 바뀌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바로 우리 자녀들의 미래 때문이다.

이는 교육이 선거철 5년마다 모든 교육정책이 뒤바뀔 수밖에 없어 우리 자녀들의 운명 역시 5년마다 뒤바뀔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에서 비롯된다.

백년대계(百年大計)란 백 년 동안 변함없는, 어느 누구도 이를 흔들 수 없는 불사(不死)불변(不變)의 정책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5년 소계(小計)에 불과하다. 정권이 바꿔지면 그때마다 바뀌어야 하고 시도교육감이 바뀌면 또다시 바뀌어야 하는 작은 계책, 한때의 미봉책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교육감 선거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 어린 학생들이 훌륭한 동량(棟梁)으로 성장한단 말인가. 전남교육감의 수장이 구속된 현실에서 어떻게 우리 자녀들에게 무슨 명목으로 교육을 얘기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므로 교육감 선거제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장 교육감이 전남도교육감 이란 선거직에 출마할 생각이 없었으면, 아마도 주위로부터 그런 돈이 필요치 않았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런 차원에서 장 교육감 역시 선출직 교육감이란 제도의 희생물이 됐다.

그가 순천대학교에 그냥 머물러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종덕 본부장 jdp8064@gmail.com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2층 | 대표전화 : 02-2052-6600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