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시 742억원 특별회계 채무액이 갖고 있는 본질적 의미는?
순천 국회의원에 출마한 노관규 후보가 이끌던 순천시의 특별회계 채무액이 742억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방의 모 언론사가 노관규 후보를 겨냥해 '순천시가 특별채무액으로 742억원이나 채무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여 노관규 후보가 순천시민을 속였다고 비난한 것이다.
노 후보측이 정원박람회 때문에 빚이 없다고 주장한 표어도 기사 전면에 내걸었다. 표어에 실린 내용이 뭔가 부정이 담긴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기사의 요지는 순천시가 일반회계든 특별회계든 무조건 빚이 있다는 것이고, 노 후보는 그 빚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빚이 없는 것처럼 선거표어를 내걸었다는 것이 이 언론사의 핵심주장이다.
이들의 주장을 언뜻 들으면 일리있는 얘기같지만 여기엔 무서운 '정치적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이 말하는 채무의 본질적인 속성과 측면을 따져봐야 한다. 채무도 채무 나름이기 때문이다.
특별회계에 742억원의 채무가 있고 2006년 이후 해마다 그 채무액이 증가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채무가 있다 해서 무조건 재정건정성이 훼손된 것처럼 폄하하는 것은 회계의 기초적인 상식도 모른 자들이다.
표어 전면에 내걸은 '일반 살림살이' 는 일반회계를 뜻한다. 일반회계는 조세수입을 근거로 지출되는 지출을 의미한다.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일반적으로 일반회계에 국한된다.
반면 특별회계는 특별 사업목적을 위해 마련된 기금과 같은 형태의 재원이다.특별회계는 공익사업을 주목적으로 설정된 계정이다. 따라서 사업내용과 결산시점에 따라 그 지표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둘다 순천시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회계지표이기는 하지만, 그 성격이 다르다. 일반회계가 국민들의 세금이 투입되는 고정적인 성격의 엄격한 회계지표인 반면, 특별회계는 지자체가 공익적목적을 위해 설정한 계정으로 결산시기와 사업목적에 따라 그때마다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두 계정모두 책임은 순천시로 귀속된다.
특별회계는 2011년말 기준으로 해룡국민임대산업단지 조성사업 특별회계 99억원, 상수도사업특별회계 117억원, 하수도사업특별회계 176억원, 공영개발사업 특별회계 350억원 등 742억원이다. 여기에 정원박람회와 관련해 발생한 채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시는 이 가운데 해룡국민임대산업단지 조성사업 특별회계는 저렴한 산업 용지를 공급하여 수도권의 우량기업 유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방소재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과잉공급일 정도로 성공하였으며 향후 채무는 산업용지 임대 수입 및 매각대금으로 상환가능하며 조기상환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한 하수도사업 특별회계는 시민생활과 밀접한 사업으로 읍면지역 하수도 관거시설공사 등 하수도시설에 따른 투자와 관계법령 규제 강화로 인한 하수도 고도처리시설 사업비 투자가 불가피하고, 낮은 하수도 사용료로 인해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재원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채무가 없으면 '정의'이고 채무가 있으면 '불의' 라는 이상한 사고를 가진 순천의 '무뇌아들'
중요한 것은 이 채무의 성격을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위에서 거론된 사업들은 순천시가 공익적목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다른 기관으로부터 빌려 쓴 돈이다. 순천시 재정수입으로는 부족하다보니 다른 기관으로부터 싼 이자로 빌린 돈이다.최하 5년에서 10년 거치 저리의 차용금이다.
그 돈의 용도는 상하수도 설비구축이나 오천택지지구나 해룡산단 개발 등 공공목적에 쓰여졌고, 그 과정에 순천시의회가 충분한 검토끝에 승인을 해 준 것이다.
과거 순천의 연향지구, 금당지구, 왕지지구,연향3지구 택지개발도 이런 차원에서 진행됐다. 순천시는 인구유입에 따른 신도심 개발 필요성에 따라 공영개발 방식으로 빚을 얻어 땅을 사들여 개발했고 나중에 그 땅을 되팔아 채무를 갚은 것이다.
순천시가 추진한 이런 류의 공영개발사업들은 여지껏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
문제가 된다면 채무상환능력이다. 오천택지가 과연 제대로 분양될 것인지에 대한 리스크를 검토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이다. 채무가 상환되기 위해선 어차피 개발된 땅이 팔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언론의 문제점은 이런 채무상환 능력을 검토하는 게 아니라 부채만 늘었다고 해서 순천시를 비판하는 잘못된 태도이다.
더 웃긴 것은 그러면서 순천시 예산이 거의 소요되지 않은 포스코가 투자한 '순천만PRT' 같은 사업에 대해 비판하는 '모순된태도' 이다. 기업이 자기 돈으로 알아서 투자하겠다는 데, 순천시 부채가 늘었다며 순천시에 대해 걱정과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언론들이 순천시 필요사업에 대해 포스코가 610억원을 들여 직접 투자한 것을 놓고 이제와서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선 내상식으론 이해가 안간다.
특별회계에 채무가 늘지 않은게 과연 제대로 된 행정인가? 전혀 그렇치 않다. 일을 하지 않으면 채무가 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실업자처럼 빈둥빈둥 놀면 빚을 질 이유가 없다. 굳이 빚 얻어서 사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약 행정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특별회계 채무가 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하다. 채무가 늘지 않는다면 이는 순천시 공무원들이 놀고 있다는 반증이다.
국가재정도 마찬가지다. 현재 300조원 정도의 재정규모가 해마다 증가될 추세이다. 더불어 국가채무도 증가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순천시 일반회계에는 채무가 없다.특별회계에만 채무가 있을 뿐인데, 이 채무 역시 오천택지지구 분양이 완료되면 상환될 채무이기 때문에 별반 문제될 게 없는 성격의 돈이다.
국민연금과 같은 구조적인 적자상태에 빠진 국가기금과 지자체에 불과한 순천시 특별회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가차원에서 보건대 순천시는 일개 지방자치단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지자체는 지방재정법상 자치단체 유지와 관리에 필요한 돈을 중앙정부로부터 교부받아서 사용하게 되어 있다. 모든 지자체의 재정통제는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채무는 자산' 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돼... '지방재정 건전성'의 진정한 의미는?
이들 언론들이 간과한 게 또 있다.
채무만 강조했지 그에따른 순천시의 자산취득은 전혀 언급이 안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회계에선 자금조달은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에 의해 이뤄진다. 자기자본은 주주나 내부유보금에 의해 조달된 돈이다. 반면 타인자본은 소위 금융기관이나 채권발행 등을 통해 차입된 돈을 의미하며, 이게 소위 채무에 해당된다. 이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에 의해 조달된 돈은 다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되는데, 이게 바로 자산이다.부채와 자본은 자금의 조달이고 자산은 자금의 운용인 셈이다. 그래서 자산=자본+부채 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게 바로 대차대조표(B/S)이다. 대차대조표는 돈의 조달과 운용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인 것이다.이 대차대조표는 일반적으로 년말을 기준으로 작성된다. 그래서 정태적(stock)개념이다. 반면 손익계산서는 1년간의 자금흐름을 보여주는 유동적(flow)개념이다. 이밖에도 제조원가명세서나 현금흐름표가 모여 재무제표를 구성한다. 요즘 들어 중요한 것이 기업의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현금흐름표이다.
흔히 기업의 흑자부도는 손익상으로는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현금이 돌지 않아 발생한 부도를 의미하는데, 이는 매출채권이 지나치게 많아 기업의 돈이 묶인 경우에 발생한다. 그런데 순천시 지방재정은 기업과 달리 애초부터 예산이 수립되어 나중에 집행하기 때문에 이런 부도가 발생할 수가 없다.따라서 순천시재정상태는 염려할 일이 전혀 없다.
순천시가 발행한 지방채 승인 역시 이런 순천시의 재정상황을 감안해 중앙부처가 승인을 해준다.따지고보면 중앙정부가 보증을 서 준 셈이다.그래서 국가가 부도나지 않는 한 순천시는 부도날 걱정이 없고 지방채가 시장에서 안전하게 유통되는 것이다.
순천시가 742억원의 특별회계 채무액이 있다는 말은 다른말로 하면 742억원 만큼의 순천시 자산이 증가됐다는 의미다. 742억원이 경비로 소요된 돈이 아닌이상 그 돈은 상하수도 설비나 고부가가치 부동산으로 순천시 재산으로 고스란히 귀속되어 있다. 나중에 그 땅이 분양되어 팔리게 되면 채무도 줄어들게 되지만 자산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대신 그 차액은 자산처분 이익으로 계상되어 순천시 재정수입 증가에 한몫을 하게 된다.
채권채무관계에 있어서 가장 큰 리스크는 채권자가 진다. 돈을 빌려준 기관이 해당언론이 지적한 것처럼 아무런 생각도 없이 빌려주었다고 간주된다면, 해당기관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며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채권기관에선 순천시 재정상태의 건전성을 믿고 돈을 빌려준 것이다. 그래서 시장에서 신용이 생기고 순천시가 발행한 채권이 유통되는 것이다. 국채도 마찬가지다.무엇보다 순천시의회도 집행부가 이 돈을 빌리는 과정에 관여했기 때문메 이제와서 두말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언론이 이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른 채 순천시 특별회계 채무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순천시 재정이 악화되고 있고, 이런 사실을 국회의원에 출마한 노관규 후보가 시민들을 상대로 속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주장 뒤에는 기초적인 회계지식이 없어 무식하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선거를 겨냥한 불순한 정치적의도가 숨어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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