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에서 개최된 세계자연유산보호 학술대회 행사에 이목 '집중'
지난 22일부터 4박5일동안 순천시 일원에서 개최된 국제학술대회 행사가 주목을 끌고 있다.
보통 지방에서 치러지는 국제학술대회의 경우 1박2일, 기껏해야 2박3일 정도 치러지는 데 비해 이번 행사는 주말까지 4박5일에 걸쳐 행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해외 30개국에서 참가한 외국전문가들이 호텔에서 아침부터 저녁늦게까지 주제발표와 분임토의를 반복해가며 집중된 논의를 하고 있다.
무엇때문에 30여명의 외국전문가를 포함한 100여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전남 순천에 모여들었을까?
이 행사의 실무를 주최한 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은 세계최대환경단체이다.여기에 한국생태관광협회가 행사실무를 주관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자연유산 보호 역량강화를 위한 워크숍' 이란 주제의 이번 학술행사에는 국내외 내로라하는 자연보존 전문가들과 생태문화관광 전문가들이 이 행사에 참여했다.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 세계자연유산보호 문제와 관련된 워크숍은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관련 행사주최측인 서울대학교 김성일 교수는 “다른 때와 달리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유산의 보호 문제에 대해 논의한 워크샵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행사 첫날인 23일 순천만을 둘러보고 이튿날인 24일 이후 일정은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유산 보호를 위해 아시아 각국의 대응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외국전문가들도 눈에 띈다. 이중에는 세계자연유산등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IUCN 세계유산프로그램 과장인 팀배드맨,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사무소의 한국계 로버트 리와 같은 인사가 바로 그들이다.
여기에 유엔환경프로그램 세계보존모니터링 센터(WCMC)에서 일하는 찰스배산손과 같은 인사도 주목된다. 이밖에도 아시아와 독일 와덴갯벌에 관계된 유럽의 환경보존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토론회에서 아시아 각국의 사례를 통해 아시아지역에서 세계유산을 보호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토로했고,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아시아각국의 능력배양 문제들을 논의했다.
또한 독일과 덴마크, 네덜란드 3국이 접한 갯벌지역인 와덴(Wadden) 갯벌의 실태와 그레이터 블루마운틴 사례를 통해 기후변화가 습지나 세계적인 자연유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자연유산 보호문제도 논의됐다. 행사 마지막에는 해외 각국마다 유산보호 실정이 다른 상황을 IUCN을 중심으로 한 공동대처의 필요성과 그 해결방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안이 제시됐다.
이런 논의의 이면에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우리 정부와 지자체들의 숨은 노력이 깃들어 있고 이를 통해 천연갯벌과 공룡화석지가 보존되어 있는 남도가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순천만과 서남해안 갯벌, 세계자연유산등재 과연 가능할까?
와덴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 전, 독일,네덜란드,덴마크 3국은 공동으로 맺은 각종 협약을 통해 공동사무처를 마련하는 등 수년간에 걸친 연구보고서와 보존 노력을 통해 와덴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IUCN는 유네스코라는 유엔기구의 산하 자문기구이다. 유네스코가 행정기구인 반면 IUCN은 세계최대자연보전환경단체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문화재청과 전남도, 순천시의 목표는 순천만이 포함된 서남해안 일대에 걸쳐져 있는 갯벌과 전남 여수 해남 등지에 분포되어 있는 공룡화석지를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은 제주도가 유일하다. 이번 행사를 주도한 문화재청 박희웅 사무관은 행사의 취지가 국제학술행사를 통해 서남해안 갯벌과 남해안 공룡화석지를 자연유산으로 등재하가 위한 분위기 마련에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이 본 행사에 앞서 서남해안 갯벌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순천만과 해남과 여수의 공룡발자국화석지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순천만의 경우도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예비등록을 마친 상태이긴 하지만, 등재가 되기 위해선 해외각국으로부터 보전을 위한 중앙정부의 노력을 인정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화재청 박희웅 사무관은 이와관련 "이런 국제행사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 받을 수 있기 떄문에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밝히며 "특히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지역민의 호응이 절대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는 사실을 해외전문가들에게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과연 남해안에 걸쳐 있는 소중한 자연유산들이 등재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까?
이와관련 행사에 참가한 전북대 주용기 연구관은 “독일과 덴마크,네덜란드가 동시에 연접한 와덴(Wadden)갯벌 사례를 들며, 한국의 경우 5~7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갯벌 면적 7천500㎡로 우리나라 갯벌의 3배에 달하는 와덴해는 과거 간척 사업 등으로 갯벌의 상당 부분을 상실했으나 1982년 독일 등 3개국 공동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갯벌 보존과 복원에 성공했다
그는 와덴 갯벌의 경우도 지난 2009년도에 등재됐고 등재과정을 살펴보면 한국도 이런 연구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야 하며 이러한 연구결과가 집대성 된다면 향후 5년 이내에 등재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와덴의 경우도 3개국 장관들이 주기적으로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하고 공동사무처를 두는 등 수년간에 걸쳐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이같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와덴갯벌을 이미 방문해 관련 검토를 한 경험이 있다는 그는 “ 와덴갯벌은 2009년에 등재됐기 때문에 서남해안의 경우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동시에 등록하는 복합유산으로 등재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이고 , 그 이유로 ”서남해안의 갯벌은 와덴갯벌과 달리 새로운 독창성과 완전성이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천년 동안 남해안 갯벌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삶의 형태와 그 문화를 근거로 독창성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남도는 그런 문화보존이 비교적 잘 되어 있다는 것도 그의 설명이었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대 김성일 교수 역시 이번 행사를 통해 매우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김 교수는 "순천에서 세계적인 이슈를 다룬 것에 대해 참석한 분들이 이런 것을 계속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쥐었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전문가들이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순천만과 서남해안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가능성에 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요한데, 이번에 참석한 분들이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등재여부가 결정된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유산등재로 인해 국가와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는?
문화재청이 주도하고 전남도와 순천시가 참여한 이번 행사는 총 1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세계유산등재를 위한 사전포석의 일환으로 지출한 돈이지만 향후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을 감안하면 경제적으로 따져도 충분히 남는 장사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순천시 문화계 이태문 계장은 이 문제와 관련 “이번 국제행사는 문화재청이 5천만원을, 전남도와 순천시가 각각 2천5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한 행사이지만 순천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런 국제행사가 순천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과연 그렇다면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등재로 인해 국가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어떨까?
이와관련 생태문화관광의 전문가인 전북대 주용기 연구관은 "만약 순천만과 남해안 갯벌이 국제적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이는 관광지로선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는 셈이고, 그에따른 생태문화관광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보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직접적으로는 지역민의 일자리 만들기와 소득창출로 직결된다"라고 설명했다.실제로 그는 "독일 와덴갯벌에 거주하는 대다수의 지역민들은 과거 단순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생태관광과 관련된 분야에 종사한다"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주 연구관은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미진해 현재로선 추산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관광관련 일자리와 지역특산품, 식당,숙박 등 해외에서 밀려오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만들어 질 것"이라고 밝혔다.
효과의 지속성면에서, 대구에서 개최된 세계육상대회처럼 1회성으로 끝나는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훨씬 더 영구적인 효과가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전남도 역시 전남도가 보유하고 있는 남해안의 천연 갯벌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면 FI사업이나 다른 관광콘텐츠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시너지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회성에 끝나는 국제스포츠행사보다 영구히 보존되는 자연을 활용해 수십배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전남도 양복완 문화관광국장 역시 25일 행사에 참여한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우리나라 국립공원총면적중에서 40%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도가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적 희귀자원인 갯벌을 잘 보존해 세계적인 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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