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스포츠대회 유치, 얻은 것이 무엇이고 잃은 것이 무엇인지... 냉철히 분석해야"
인구 30만명이 채 안되는 도시 여수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개최된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 대회가 5일 저녁 막을 내렸다.
대회성적은 한국이 초반 앞서다가 트랙경기에서 뒤쳐진 이후로 콜롬비아가 선전을 하면서 19개 금메달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그 뒤를 이어 13개의 금메달로 2위를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대구에서 개최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4일 저녁 막을 내렸다.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한국선수는 금메달은 커녕 본선에 진출한 선수도 찾기 힘들었다.
거의 같은 기간에 치러진 두 대회 메달성적을 두고 이제는 '왈가불가' 하고 싶지는 않다. 한국사람이 신체적으로 강점이 있는 바퀴달린 종목과 그렇치 못한 육상종목을 단순비교 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이 시점에, 우리는 이런 메달성적과는 관계없이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이고 잃은 것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가슴에 손을 얹고 되새겨봐야 한다.
무엇보다 막을 내린 대구세계육상대회를 두고 언론마다 그 평가가 '제각각' 이기 때문이다.
조선,중앙,동아 등 중앙의 주요 메체들은 이번 대회를 비교적 성공적이라 평가한 반면 mbc,한겨레 일부 스포츠전문지에선 이번 대회가 철저히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성공적이라 한 평가한 측은 대외이미지나 관람객, 성공적 대회운영은 물론이고 지방도시임에도 국제행사를 유치해 도시브랜드 향상 등 여러 모범사례를 들며 이번 대회가 성공적이었고 평가했다.
반면 실패했다고 평가한 측은 미숙한 대회운영, 관중 강제동원,대회기록 부진은 물론이고 한국선수들이 본선진출조차 못한 치욕스런 상황을 사례로 들며 이번 대회는 실패했다고 혹평하고 있다.
손님들을 위해 판만 벌려줬지 우리가 과연 제대로 된 실속을 챙겼는지에 대해서도 '제각각'이다.
한쪽에선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홍보효과와 브랜드상승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 반면 다른 한쪽에선 검증되지 않는 숫자부풀리기로 국민들을 현혹했고 혈세를 낭비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5일자 MBC보도에 따르면 대구시는 운영비와 시설비로 2,466억을 썼다고 한다. 여기에 도로정비 등을 위해 지원받은 국비 994억 원을 추가하면 총 3,460억 원을 지출한 반면 대회 수입은 입장료와 선수촌 임대료 등을 포함해서 924억원으로 대구시의 적자폭을 따져보면 무려 2,000억이 넘는다
정치도 아닌 스포츠 대회를 놓고 언론들의 평가도 '제각각'?
과거 몇 년전부터 정부와 주요 지자체는 국제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해당지자체 홍보는 물론이고 선거를 앞두고 있는 해당지역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홍보까지 덤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선거를 치르는 선거직 입장에선, 사실 이것만큼 호기(好機)는 없다.
대회유치를 시작할때부터 유치성공, 여기에서 다시 경기를 치를때까지 수억,아니 수십억원의 홍보비가 쓰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기간은 적게는 2-3년부터 많게는 8년 정도 소요된다. 무려 8년 동안이나 대회유치는 물론이고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각종 홍보비가 소요될 수 밖에 없다.
홍보비 뿐만이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대회유치를 위해 회의비, 해외출장비 등 각종 경비를 ‘국제대회유치’ 란 명목으로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이를 견제할 장치는 마땅치 않다.
특히 지방의회나 국회에서 협조를 얻어내면 예산집행은 일사천리다.대회를 치를때까지 지출요인이 발생 할때마다 '성공적 대회개최와 운영' 이란 말 한마디면 무사통과다.
대개 홍보비의 사용처는 대개 언론사이다. 방송사는 물론이고 중앙의 주요 일간지, 지방지 할 것 없이 그 홍보라는 명목으로 혜택이 돌아간다. 가장 큰 덕을 본 사람은 해당 자치단체장이다. 대회를 유치할 때부터 대회가 끝날때까지 수년간 엄청난 홍보비가 이들 언론사에게 쓰여지는 동안 해당 지자체는 물론이고 단체장의 홍보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홍보비를 수령한 언론사는 검증되지 않은 숫자놀음에 대해 아무런 비판없이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대회유치를 통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를 여과없이 그대로 홍보해 주고 있는 것이다.말 그대로 홍보비다 받다보니 그렇다.
검증되지 않은 숫자부풀리기 게임에는 아무런 견제장치가 없다. 정부 산하 무슨 연구소, 혹은 자치단체 산하의 무슨 연수소 명의로 발표된 대회유치가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란 보고서에는 어떻게해서 그런 계산이 나왔는지 알수 없을 정도로 이상한 명목의 숫자가 부풀려져 계산돼 있다.그러다보니 대회운영비가 정확히 얼마나 들었는지도 파악이 안돼 언론보도마다 제각각이다.
국민혈세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붓고 있지만 아무도 비용대비 효과도 정확히 예측 못한다. 사후정산도 힘들다. 더 큰 문제는 이를 감사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들이 홍보비로 손발이 묶여있다는 점이다.
파급효과 과장포장해서 유치한 국제스포츠대회 지방재정 거덜낸다
대표적인 게 전남 영암에서 2009년부터 개최된 ‘FI 대회’ 다.
사업타당성 조차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이 대회장을 만들기 위해 국회에서 지원특별법까지 만들어가며 지원하고 나섰지만 결과론적으로 F1 대회는 지금 수천억원의 적자에 허덕일 처지에 놓여 있다.
재정 부담액 7년간 1조 1,169억 원에 예상 적자폭 4,855억 원. 이 수치는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 'F1'를 유치한 전남도에 대한 감사원의 분석 결과다.
‘FI’ 이란 이름도 낯선 이 국제대회장을 건설하느라 쏟아부은 지방비와 손님이 찾지 않은 대회장 운영에 쏟은 돈 때문에 전남도 재정은 파산할 위기에 놓여 있다.
실제로 일부 언론에 전남도의 파산가능성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190여만명의 전남도민 1인이 부담해야 할 부채가 1년 사이 50만원으로 늘었다고 한다. 전남의 대표적인 스포츠테마파크를 꿈꾸었던 시설물이 이젠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있다.
전남 뿐만이 아니다.
인천아시안게임에는 2조 원, 광주유니버시아대회에도 약 1조 원의 돈이 투자될 예정이다.2013년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도 1,400여억 원이 쓰여진다.
인천시 역시 아시안게임으로 인천시 재정이 파산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재정난으로 허덕이는 광주시 역시 무슨 돈으로 이 대회를 치러낼지 궁금하다.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제외하곤 과연 어떤 종목의 국제대회가 수천억원의 돈을 쏟아붓고도 이익을 낼지 내 머리로는 아무리 계산해도 이해가 안된다.
따라서 스포츠대회가 가져올 경제적인 파급 효과를 과대포장해서 국가와 지자체가 무리하게 대회를 유치하려는 자세는 이제부터는 근본적으로 재고되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비인기종목이기는 하지만 대한인라인롤러연맹(회장:유준상)이여수에서 치른 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 대회는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한민국 정부나 지자체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대회였다.
대회유치부터 시작해 대회 끝날때까지 총 10억원의 예산을 갖고 치른 이번 대회는 비록 홍보비가 부족하다보니 언론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대회는 실속있고 알차게 치렀다는 평가다.
해외 41개국에서 700여명의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치렀다. 부족한 숙박시설 탓에 해외선수들이 여수 소호 근처 모텔에서 투숙했지만 큰 불평은 없었다. 해외 참가선수단도 대체로 만족스러워 했다. 홍보비에 쓰여질 돈이 없다보니 대외적으로 홍보가 덜 됐을뿐 대회운영이나 성과면에서 상당히 만족했다는 평가다.
여수뿐만아니라 순천.광양등 인근 지역 주민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했어야 했지만 대외홍보와 교통여건 미비 등으로 인해 관람객이 그리 많치 않았다는 점 외에는 대회운영면에서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10억원을 돈을 들여 세계 41개국에서 700여명의 선수단이 참여한 여수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대회와 세계 202개국에서 1945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라 평가받았던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에 수천억원이 소요된 것을 놓고 국민들은 과연 어떤 평가를 할지 사뭇 궁금하다. 글/박종덕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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