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화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가족’이다. 올해 극장가에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퇴색되어가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영화들이 유난히 많았는데, 특히 예전과는 달리‘가족이라면 응당 이래야만 한다’는 계몽적이고 교조적인 자세에서 탈피해 현대인에게 가족이 갖는 진정한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주마를 매개로 무너져가던 가족 관계가 기적적으로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리머>, 혈연으로 맺어진 일반적인 사회공동체로서의 가족에 대한 통념을 격파한 <가족의 탄생>, 어느날 갑자기 소중한 것을 빼앗긴 한 가족의 처절한 사투를 보여준 <괴물>, 한국 영화에서 가장 흔한 소재인 조폭을 가족이라는 주제와 이색적으로 결합시킨 <열혈남아> 까지… 어느 해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진 가운데, 앞으로 개봉 예정인 <미스 리틀 선샤인> (주연 스티브 카렐, 토니 콜렛 / 감독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 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대근, 이댁은> (주연 이대근, 이두일, 정경순 / 감독 심광진 / 제작 윤앤준) <좋지아니한家> (주연 천호진, 김혜수 / 감독 정윤철 / 제작 무사이필름) 등 영화들 또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미스 리틀 선샤인>은 어린이 미인대회에 출전하려는 막내딸을 위해 콩가루 집안의 가족들이 겪는 여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코미디로, 가족을 화두로 삼은 올해 영화 중 단연 최고의 수작이라 할만하다. “이혼에, 빈털터리에, 자살시도까지 하나같이 패배자 뿐인” 후버 가족의 이야기는 때로는 추하고, 가끔 슬프기도 하며, 예기치 못한 웃음까지 안겨준다. 이들이 몸을 싣고 달리는 빈티지 폭스바겐 버스는 우리가 여느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봉고차처럼 에어컨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덥고 짜증나고, 좁은 공간에 여럿이 북적거리며 앉아야 하고, 언제 무슨 고장으로 멈추어 설지 모르는 상태이다. 이 고물 버스와 같이 한없이 위태하고 불편하고 구질구질 하지만, 가족이라는 존재는 고장난 차를 다같이 밀며 한 사람씩 차례차례로 버스를 달리게 하듯이 서로를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손길을 뻗어주는 것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2006년 선댄스 영화제를 웃음과 감동으로 물들였던 <미스 리틀 선샤인>이 가족 영화가 봇물을 이룬 올해의 마지막을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장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지는 날에는 극장에 가야 한다. 서로 각기 다른 모습이지만, 결국 하나의 가족으로 묶이는 이들을 통해 공존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당신을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며, 홀로 떨어진 섬과 같은 외로움에 지친 심신을 부드럽게 위로해줄 것이다. <미스 리틀 선샤인>은 12월 21일 정식 개봉을 앞두고 현재 뜨거운 관객 호응 속에서 CGV 압구정에서 이벤트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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