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골프카트 내가 제안해 몰았다">

  • 등록 2008.04.21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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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만찬때 李대통령 손잡고 기도
기자간담회서 정상회담 뒷얘기 소개

(도쿄=연합뉴스) 황정욱 심인성 이승관 기자 = 일본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가진 첫 한미정상회담에 얽힌 뒷얘기를 털어놨다.
이날 오전 숙소인 데이코쿠(帝國) 호텔에서 수행기자단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정상회담 어젠다와 정상회담 장소인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1박2일의 일단을 공개한 것.
이 대통령은 애초 캠프 데이비드 도착후 골프 카트를 부시 대통령이 몰게 돼 있었으나 자신이 직접 제안해 운전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18일 오후(현지시각) 두 정상간 첫 만남이 이뤄지기 30분 전까지만 해도 의전 시나리오에는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운전하는 카트에, 김윤옥 여사는 로라 부시 여사가 모는 카트에 각각 분승하게 돼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카트를 모는 돌발사태가 일어나 당황했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냥 제자리(즉석)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별) 사태도 아니다"면서 "원래 부시 대통령이 나를 맞이한 뒤 카트로 1, 2분 거리의 숙소로 데려다 주면 6시에 만찬을 하게 돼 있었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순간적으로 `내가 운전하면 안 되느냐'고 제안했더니 부시 대통령이 `아, 그러냐'하며 반가운 표정을 지은 뒤 운전대를 넘겨줬다"면서 "카트를 몰고 숙소 앞으로 가는데 부시 대통령이 나보고 `피곤하냐'고 물어 내가 웃으면서 `왜 당신이 피곤하냐'고 반문했더니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그냥 줄곧 1시간40분 동안 카트를 타고 캠프를 돌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카트를 타고 캠프를 돌 때 부시 대통령이 `왼쪽', `오른쪽'하면서 방향도 가르쳐 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돌다 보니 저녁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더라"면서 "정상회담에 앞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친해져 만찬을 할 때는 이미 10년 지기가 된 것 같았고, 그래서 별별 농담과 사담을 주고받다가 미리 진열돼 있는 선물을 보고 서로 설명을 하면서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1943년 루스벨트 대통령과 영국 처칠 수상간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 지난 1978년 중동평화협정이 체결된 현장 등을 친절하게 소개해 주고 다양한 조깅코스와 자신의 산악자전거 코스 등도 설명해 줬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분위기가 무르익자)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힘들어 하거나 한국 입장에서 어려운 것은 이야기하지 말자'고 말하더라"면서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 들었는데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MD(미사일방어체제),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이런 주제는 아예 어젠다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당분간 안 나올 것 같더라"며 군사적 이슈에 대한 미국측의 배려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만찬 때 부시 대통령이 `내 손을 잡고 기도하자'고 하더라"면서 "부시 대통령이 축복을 하는 것을 아무하고나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주 좋은 일이다. 상대를 위해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주한미군 연내 3천500명 추가감축 방안을 백지화한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은 "연내 추가로 감축키로 한 3천500명이 아파치 헬기 관련 핵심 공군병력이란 얘기를 듣고 우리가 먼저 제안할까 어쩔까 고민을 하다가 미 국방장관, 국무장관 등을 만났을 때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서 "그 이후 부시 대통령과 만났더니 먼저 `양국 군사력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 하면서 우리측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깜짝 놀랐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가 뜻밖에 잘 합의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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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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