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정체성 논란 비화 조짐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통합민주당이 4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내부 논란을 겪고 있다.
한미 FTA 비준안의 임시국회 처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원내 지도부에 대해 손학규 대표가 제동을 걸면서 당 지도부가 갈등기류에 휩싸인 것.
이 같은 논란은 민주당의 임시국회 대응 전략에 혼선을 빚을 가능성은 물론,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노선과 정체성 논란으로도 비화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16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부분에서는 한미 FTA 비준안의 임시국회 처리 문제를 놓고 지도부간에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임시국회 처리 반대 입장을 밝힌 김효석 원내대표와 최인기 정책위의장 등에게 "충분한 당내 토론이나 논의 없이 대외적으로 얘기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 조금 더 검토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현실적 대안이 없다"며 "피해산업에 대한 보상을 적극적으로 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통과시켜 주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앞서 손 대표는 지난 2월 "17대 국회가 종료하기 전에 처리하는 것이 데드라인"이라며 "3월에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기회를 볼 것이고 그것도 안되면 4월 총선이 끝나고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손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반대 발언이 이어지면서 30분 가량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 원내대표는 "협상전략 차원에서도 미 의회 상황을 봐가면서 해도 늦지 않다"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최 정책위의장도 "피해산업 대책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가세했다.
박상천 공동대표도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17대 국회 졸속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문제 등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희 최고위원은 "`조건부 찬성' 당론에 대한 각론 논의가 안된 상황에서 곧바로 찬성으로 가선 안된다. 민주당의 정체성과도 맞지 않는다"며 "의원들끼리 논의해서 방향을 잡으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정균환 최고위원도 신중론을 폈다.
이처럼 반대 발언이 줄을 잇자 손 대표는 "오늘은 여기서 끝내자"며 회의 종료를 선언했다. 손 대표는 회의 후 "아무리 당명을 바꾸고 노선을 민생 위주, 국익 우선으로 바꾸면 뭐하냐. 과거의 관습에 묻혀 이념적으로 FTA 문제를 다뤄선 안된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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