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정체성 논란 가열>

  • 등록 2008.04.12 12: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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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주당-손학규계 갈등기류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당권경쟁이 조기 점화된 통합민주당 내에서 정체성 논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야당으로서 선명한 가치와 노선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총선의 최대 패인이라는 진단에 터잡아 각 계파와 당권주자들이 서서히 `색깔내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정체성 논쟁은 구체적인 `콘텐츠'를 둘러싼 생산적 논의라기 보다는 서로 당권고지를 선점하려는 계파간 기선다툼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먼저 구민주당계를 대표하는 박상천 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11일 최고위 회의에서 "당의 정체성과 정책노선을 선명하게 부각시키지 못했다"고 비판, 논쟁의 불을 당겼다.

구 민주당계 주장의 핵심은 과거 열린우리당식의 좌파적 색채를 확실히 지워내고 중도우파 개념의 `중도개혁' 노선으로 당의 틀을 새로 짜자는 것. 구 민주당계 관계자는 "도로 민주당식의 실패한 얼치기 좌파성향이 문제였다"며 "변모된 정책을 선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구민주당측의 선공에 대해 다른 계파와 당권주자들은 "당권장악을 위한 기선잡기용"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한편으로 저마다 차별화된 목소리를 키우며 논쟁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특히 당내 최대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손학규계는 "낡은 이념적 잣대에서 한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서 양측간에 미묘한 갈등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기존 좌.우 개념의 이분법적 구도에 따른 `선명야당'보다는 민생을 보듬는 실용적 개혁을 추구하고 때로는 여당에도 협조해주는 `건강한 야당'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손학규계에 속하는 전병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 민주당계를 겨냥해 "21세기에 20세기형 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심각한 자기착각"이라고 비판하고 "국민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해내는 실용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구 민주당의 정체성 문제제기에 대해 "지금까지 노력한 분(손대표 지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금도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같은 손학규측의 반격 움직임은 구 민주당측의 정체성 논란 제기를 "호남세력의 당권장악 기도"라고 해석하고 있는 흐름에서 나오고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구 민주당계는 80년대식 3김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권력에만 눈이 먼 집단 같다"며 "민주당이 도로 호남당으로 전락하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친노그룹에 속하는 이광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옛 열린우리당 인사를 공천해서 수도권에서 참패했다는 주장은 시대에 뒤떨어진 얘기"라며 "결국 지분 나눠먹기 하자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민주.반민주의 시대는 갔다. 유권자의 삶에 접근하는 새로운 노선이 필요하다"며 "평화, 대운하, 수도권과 지역의 공동발전 등 국가적 문제와 일자리, 보육.교육, 노인복지 등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3+3'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 등 개혁성향의 당권주자 그룹에서는 당의 전반적 `좌클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혁성향의 한 당내 인사는 "이명박 정부와 `오버랩'되는 정책노선으로는 야당으로서의 존재감과 선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도그룹에 속하는 당권주자인 정세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려운 집안에서 싸움질할게 아니라 먼저 추슬러야 한다"며 "정체성 논쟁은 전당대회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며 일단 논쟁에서 비켜서는 모습이다.

이 같은 정체성 논쟁은 14일 열리는 당선자 대회와 전대준비기구 발족을 거쳐 표면화될 지도체제 논란과 맞물려 한층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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