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직접 방문...濠쇠고기 홍보
(김포=연합뉴스) 이경욱 편집위원 = 10일 오후 4시쯤 경기도 김포군의 한 축산농가. 190cm가 훨씬 넘어 보이는 훤칠한 키의 백인이 10여명의 수행원들과 함께 축사로 걸어들어왔다. 그는 축사 곳곳을 들러보면서 한국의 축산 현실을 조금이라도 파악하려고 애썼다. 이어 현장에서 한국 축산업 관계자들을 만나 축산업 실태, 육우 방법 등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의견을 나눴다.
그는 호주의 농수산임업부 토니 버크(Tony Burke) 장관이었다. 지난 8일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방한한 버크 장관은 이날 오전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 고위 관료들을 만난뒤 곧바로 경기도 과천에서 멀리 떨어진 김포까지 달려왔다.
버크 장관은 이날 아침 일찌감치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 호주-뉴질랜드상공회의소 조찬모임에서 "한국이 매우 중요한 수출시장이기때문에 아시아 각국 순방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1969년생인 그는 만으로 39세. 30대의 젊은 장관이다. 국회의원도 겸하고 있는 그에게는 당장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가 현안이다. 한-미 양국이 FTA를 체결하고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검증 문제가 해결되면 관세없는 값싼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가정의 안방을 점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나머지 농수산물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는 점이 걱정거리다.
그래서 그는 주한 호주 및 뉴질랜드 상공인 모임에서 이런 현실을 전달했고 이어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호주는 한국과의 FTA 조기 체결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호주인들이 한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먹는다고 가정할 때 호주의 담당 장관이 한국 축산농가를 방문해 위생 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 축산농가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호주산 쇠고기 호주 주무장관이 축산농가를 직접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축산업계의 설명이다. 그만큼 현장을 중시하는 것 아니냐는 게 주변의 반응이었다.
버크 장관을 수행한 호주축산공사 데이비드 파머(David Palmer) 사장은 "한국산 쇠고기와 호주산 쇠고기는 구별된다"며 "양국 쇠고기는 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간 쇠고기가 서로 경쟁 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버크 장관은 축산농가 현장에서 한국산 쇠고기도 굽고 축산농민들에게 선물도 전달하는 등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호주산 쇠고기 이미지 개선을 위해 온 몸을 내던졌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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