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당권 도전 안해"..鄭 외국행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4.9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했다 나란히 고배를 마신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년 뒤 차기를 모색해야 할 이들 `투 톱'으로선 정치적 재기의 발판이 될 18대 국회 등원 실패로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17대때 원외인사로 머무르면서 한계를 절감해 온 터였기에 이번 패배는 더욱 아픈 상황이 되고 있다.
우선 손 대표의 경우 본인도 지역구 입성에 실패했고 당으로서도 개헌저지선(100석) 확보에 실패한 만큼, 당내 입지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손 대표는 10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 총선 결과를 둘러싼 지도부 책임론으로 빚어질 수 있는 당내 논란에 대한 조기 차단에 나섰다. 정면돌파를 통한 배수의 진을 친 셈.
여기에는 설사 당권 도전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복잡다기한 내부 권력지형 속에서 `상처뿐인 영광'이 될 공산이 크다는 현실인식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 대표는 일단 전대 때까지 당을 추스르는 데 주력한 뒤 이후 당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훗날을 도모하기 위한 `터닦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내 새로운 세력판도 속에서 거중조정역을 자임하거나 차차기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선 패배 후 거센 후폭풍에 휘말린 당의 대표직을 맡아 `독배'를 자청했다는 점과 지역구 출마를 통해 자기희생을 보여줬다는 점, 이번 총선 결과가 일면 `선방'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 등에서 최소한의 동력은 확보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적지 않다.
공천 과정에서 확보한 `우군'들도 향후 당내 입지를 닦아가는 과정에서 인적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비례대표 상당수가 자신이 직접 천거한 인물인데다 지역구에서도 김부겸, 송영길, 전병헌, 신학용, 조정식, 김동철 의원 등 `손학규의 사람들'이 적지 않게 살아돌아왔다. 일각에선 손 대표가 지도부 멤버로서 호흡을 맞췄던 강금실 최고위원을 전대에서 대리인격으로 내세우지 않겠느냐는 섣부른 관측도 제기된다.
손 대표측 인사는 "손 대표는 총선으로 일단 당 대표로서의 역할은 끝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며 "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당원으로서의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참패에 이은 지역구 낙마라는 연패를 맛보게 된 정 전 장관의 경우 정치적 타격이 더욱 커 보인다. 정치생명 자체가 위태로워질 위기에 처한 셈.
한 때 당내 최대계파를 거느린 수장이었지만, 공천 과정에서 `가문의 몰락' 수준으로 정동영계가 궤멸하면서 이미 운신의 폭은 극도로 좁아졌다. 총선에서 살아남은 정동영계는 박영선, 최규식 의원 정도. 이 때문에 이번 전대에서 직접 또는 대리인을 내세워 당권 장악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따라서 정 전 장관은 정치적 휴지기를 가지며 재기의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이나 한동안 신산의 계절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정 전 장관은 당분간 미국 등 해외에서 체류하며 통일.외교 분야를 연구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측근은 "지금은 일단 훌훌 털고 떠나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며 "정치무대에서 떠나있는 기간이 1∼2년 가량으로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향후 거취와 관련해 "지난 1년 동안 진이 빠졌다. 좀 쉬고 싶다. 저에게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며 "쉬게 되면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이제부터 좀 깊이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될 2010년 지방선거 전후가 손 대표나 정 전 장관에게 있어 본격적인 `롤백'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사람 모두 18대 국회 임기 중 재.보선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시나리오도 나돌고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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