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 18대 총선 결과는 한나라당에 여대야소(與大野小) 국회를 이끄는 제1당의 지위를 안겨줬지만, 153석은 "아직도 배가 고픈" 의석 숫자이다.
내부 목표로 했던 국회 전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157∼158석이라는 안정과반 의석에 도달하지 못했고, 당내 비주류인 친박(親朴. 친박근혜) 계열이 30명 가량에 달한다는 점에서 국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데는 여전히 미흡한 의석이기 때문이다.
당.청이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 이명박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를 비롯해 규제개혁,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영어 공교육 등 개혁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국회의 안정과반 의석 확보는 필수적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도 과반인 152석을 획득, 여대야소 국회를 형성했지만 잇따른 재.보선 패배로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잃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에 타격을 입은 전례가 있다.
한나라당이 조만간 당 외부의 당선자들을 영입, 의석수를 불리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4.9 총선 이튿날인 10일 여권 곳곳에서 "정치 모델의 변화" "박근혜 전 대표와의 대화 정치 필요성" 등이 거론되며, 순수 무소속 당선자 영입은 물론이고,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에게까지도 당의 문호를 열어야 한다는 적극적인 분위기까지도 감지되고 있다.
당장 영입 대상으로 친여 무소속 당선자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으로서도 일단 정치적 부담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김광림(경북 안동), 강길부(울산 울주), 김세연(부산 금정) 당선자 등이 1순위 영입 대상이다.
선거 과정에서 막판에 친박 무소속 연대와 공조를 했지만 최구식(진주 갑) 의원도 복당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 의원은 공천 탈락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선된 후 다시 당에 들어가 당을 구해낼 것"이라고 복당 입장을 천명했었다.
이런 가운데 친박 무소속 연대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조건없는 복당" 방침을 거듭 천명하면서 18대 국회 원 구성 이전에 복당 문제가 마무리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만약 개원전 복당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당외 친(親) 한나라당 진영의 원내교섭단체 구성→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합당' 등의 시나리오까지도 제시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에 즉각적으로 화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총선전 '탈당 출마자 복당 불허'라는 완고한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지는 않았다. 강 대표는 무소속 영입을 추진할 경우 `인위적 정계개편'이라는 비난 역풍(逆風)에 휘말리고, 자칫 18대 국회 개원전 대야(對野) 관계가 꼬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런 저런 점을 고려해서 검토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하는 여권 핵심 관계자들은 무소속 영입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총선기간에는 친박 무소속 등의 복당을 불허하겠다고 해왔지만, 이번 총선결과로 상황이 바뀌었다는 게 지배적 인식이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과거의 벽을 그대로 지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의 벽을 허물어야 된다는 취지이다. 나아가 "내부의 반대세력을 인정하고 포용하지 않고는 야당과의 관계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은 물론 친박 무소속 영입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유력한 당권 후보인 정몽준 최고위원도 총선전 "공천을 못받았거나 탈당한 분들이 당에 다시 들어올 것이냐는 유권자들이 결정할 일이다. 당선되면 그 지역구의 유권자께서 `한나라당으로 가라'고 하면 가는게 순리"라고 말해 친박 무소속 출마자들의 당 복귀를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당내 저류에도 "공천에서 떨어져 타의에 의해 당을 떠났던 사람은 복당을 허용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총선 과정에서 친박연대 또는 친박 무소속 연대와 격전을 치렀기 때문에 당장 이들의 일괄 복당을 허용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며, 일정한 냉각기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순수 무소속 당선자 영입→친박 무소속 선별 영입 등의 절차를 밟거나, 당분간 냉각기를 가진 후 대화 정치를 위한 명분을 축적하고 사전 정지작업을 거친 후 친박 무소속 일괄 복당 검토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g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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