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수도권 압승 `안정론' 먹힌 탓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 `4.9 총선'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여야간 의석분포는 초박빙 승부 끝에 최고 50%까지 달했던 막판 부동표가 지역별로 갈리면서 결정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나라당의 과반 확보, 자유선진당 및 `친박 연대'의 선전, 통합민주당의 개헌선 저지 실패로 결론났지만, 이번 총선은 막판까지 초박빙.경합지역이 많아 예측불허의 선거였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10일 "이번 선거에서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면서 물을 먹고 말았다"면서 "격전지가 많아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선거였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공표 금지가 시작된 지난 3∼4일 언론사 여론조사마다 초경합지역의 후보간 우열이 엇갈리게 나타나는 등 `널뛰기 판세'를 보였다. 여론조사의 오차범위가 ±4.4%나 돼 정밀도가 떨어졌다는 점도 있지만 부동층이 50%에 달할 정도로 표심이 흔들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정당의 우세 지역 비율도 여론조사마다 제각각으로 집계됐다. 지역구 245개를 기준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우세 지역은 문화일보의 경우 116 대 67, 서울신문 137 대 76, 중앙일보 144 대 71, 한국일보 114 대 53, 한겨레 107 대 46 등이었다.
각 정당이 자체 조사한 판세도 한나라당의 경우 우세 130곳, 초박빙 20∼30곳으로 160+α의 의석을, 민주당은 우세 46곳, 초경합 20여 곳으로 70+α의 의석을 예상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한나라당은 153석으로 과반 턱걸이에 그쳤고, 민주당은 81석으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자유선진당 18석, 친박연대 14석, 무소속 25석으로 다소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각 정당 및 여론조사기관의 판세와 실제 개표 결과가 차이를 빚은 것은 뚜렷한 쟁점과 정책이 실종되면서 유권자들의 선거 무관심이 증폭된 데다 선거구도도 지역별로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의 경우 경제안정론이, 영남권은 박근혜 살리기가, 충청권에서는 자유선진당 돌풍이, 호남에서는 견제론이 각각 먹히면서 신(新)지역주의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대선 이후 각 당의 공천과 선거운동을 거치면서 진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민심의 변화도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당초 대선 직후 개헌선(200석)에 육박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마저 나왔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국회 전 상임위에서 과반을 웃도는 160석+α를 확보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었다. 하지만 내각 인선 파동과 공천 내홍을 거치면서 영남권에서 박근혜 동정론이 위력을 발하면서 `친박 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가 약진하고, 충청권에서 선진당이 바람을 일으키는 빌미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특히 친박 연대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6석에 그쳤지만 정당 투표에서 13.2%를 얻은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지역구 후보에게 표를 줬지만 정당 투표에서는 친박 연대에 표를 던진 `스플릿-보트(Split-vote)' 현상이 나타난 것.
한편 박빙.경합지가 밀집됐던 서울 등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 결국 `안정론'이 `견제론'을 압도했기 때문이라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특히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인 서울 동북부 지역에서 강북을의 최규식 후보를 제외하고 민주당 후보들이 낙마한 것은 유권자들의 지역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나라당으로 표쏠림 현상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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