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콜롬비아FTA 저지 나서겠다"
TPA 적용배제 위한 법제정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 미국의 부시 행정부와 의회가 미.콜롬비아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싸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의회의 다수당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9일 미ㆍ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 저지에 나서겠다며 무역촉진권한법(TPA)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법 제정을 시사하는 등 초강경 입장을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의회와 충분한 사전 조율과 합의를 거치지 않고 미ㆍ콜롬비아FTA 비준동의안(이행처리법안) 의회 제출을 강행한 것과 관련, 하원은 법안처리 규칙을 변경하기 위한 투표를 하겠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 하원총회 직후 "대통령이 조치를 취했다"면서 "나도 내일 나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펠로시 의장은 또 하원은 자체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회는 부시 대통령이 미ㆍ콜롬비아 FTA 법안 제출을 강행함에 따라 앞으로 회기일 90일 이내에 FTA 비준동의안 통과 여부에 대해 수정안 없이 찬성 또는 반대라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펠로시 의장의 이날 발언은 새로운 법을 제정해 TPA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강력히 반박했다.
페리노 대변인은 "펠로시 의장은 오늘 무역협정을 협상하는 도중에 민주당이 게임의 중간에서 규칙을 바꾸겠다고 발표해 역사적으로 전례없는 일을 저질렀다"며 TPA가 정한 90일 회기내 표결 시한을 없애겠다는 것은 우리가 협상을 할 때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공화당과 민주당의 모든 차기정권에 끔찍한 전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수전 슈워브 미 통상대표부(USTR) 대표도 민주당 의원들이 미ㆍ콜롬비아FTA를 지연시키려는 시도는 미국의 무역협상력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것이라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게임의 도중에 규칙을 변경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TPA에 규정된 표결시한의 적용을 배제하는 법 제정시기와 관련, 분명치 않다면서 민주당과 백악관이 미국 노동자를 어떻게 보호하는 방안을 찾아본 이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콜롬비아 FTA 문제의 극적 해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미ㆍ콜롬비아FTA 처리를 무역조정지원법(TAA) 개정안 등 무역관련법안 처리와 연계시켜왔는데 공화당이 기존의 반대를 접고 합의를 해줄 경우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 7일 미ㆍ콜롬비아 FTA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미ㆍ콜롬비아FTA를 둘러싼 의회와 행정부의 이 같은 대립은 한미FTA 처리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줄 전망이다.
부시 행정부가 콜롬비아FTA 처리를 위해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은 한미FTA의 처리 속도에 탄력이 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행정부와 의회가 극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 대치하는 상황이 지속하면 연내 처리 목표에 큰 차질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jae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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