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역시 '이용희 조직'은 살아 있었다.
충북 최대 격전지로 손꼽히던 충북 보은.옥천.영동선거구에서 자유선진당 이용희(李龍熙.76) 국회부의장이 5선에 성공하며 소위 '이용희 당(黨)'으로 불리는 막강조직을 입증해 보였다.
통합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반드시 18대 국회에 입성해 본때를 보이겠다'고 독설을 퍼부으며 평생 몸담던 민주개혁진영을 떠나 자유선진당 품을 택한 그가 칠순을 훌쩍 넘긴 고령을 극복하고 금배지를 지켜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가 공천서 탈락할 때만 해도 '정치적 사망선고'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탈당'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자신을 잘라낸 공천심사위원회와 당 지도부를 향해 각을 세우는 것조차 오갈 곳 없는 노병의 푸념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빠진 호랑이' 취급받던 그는 자신이 당선시켜 놓은 군수 3명과 지방의원 9명을 앞세우고 '내가 진짜 원조보수'라며 자유선진당 문을 두드렸다.
'변절자'라는 부담을 무릅쓰고 평생 몸 담던 민주개혁진영에서 박차고 나와 반세기 정치인생 최대 모험을 감행했다.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역대 최강'이라는 그의 조직은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충북 교두보 확보를 노리던 이회창 총재도 "천군만마를 얻었다"며 3차례나 그의 지역구를 찾아 힘을 보태며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선거 초반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와 두자리수 가까이 벌어졌던 지지도 격차도 하루가 다르게 좁혀져 막판에는 캠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승리를 예견하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1931년생인 그는 5대 민의원(1960년) 출마로 정치에 발을 디딘 뒤 11.14대를 제외하고 내리 13차례(보궐선거 포함) 국회의원에 도전해 9.10.12.17대에 이어 5번째 금배지를 거머쥐는 진기록을 세웠다.
16년의 야인생활을 끝내고 화려하게 부활한 17대 국회에서는 행정자치위원장과 국회부의장을 맡으며 반세기 정치인생의 꽃을 피우기도 했다.
감격스런 승리에도 "48년간 정치를 하며 한 번도 편히 앉아 치른 선거가 없었다"고 너털웃음을 짓는 원로정치인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관심거리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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