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핵신고 타결…남북관계도 풀려야

  • 등록 2008.04.09 13: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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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핵 프로그램 신고 대상과 방식에 잠정 합의했다. 100일 가까이 끌어온 북핵 신고 문제가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북미가 한 발짝씩 양보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번 타결로 북핵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되고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훈풍이 불기를 기대한다.



북미는 싱가포르 회동에서 플루토늄 추출량을 비롯한 핵시설과 관련 물질은 정식 신고서에 담아 공개하고,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개발과 시리아 핵 협력(확산) 의혹은 비공개 양해각서로 처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신고 내용에 대해 검증을 하되 추후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북한의 우려를 배려한 것이다. UEP 등은 미국의 지적 사항에 대해 북한이 적절히 받아들이는 `간접 시인'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합의안은 본국의 승인만 남겨 두고 있다.



우리는 현재의 확실한 위협 대상인 플루토늄과 과거의 문제인 UEPㆍ핵 협력 의혹을 분리해 신고하는 방안을 북미가 수용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북미 입장이 워낙 커 한 장의 신고서에 모든 것을 담기가 어렵다면 양측이 유연성을 발휘해 합의를 도출하는 게 차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분리 신고와 간접 시인이 북미를 완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6자회담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고 본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한 점 거짓없이 밝혀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은 신고 내용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다. 검증 과정에서 신고 내용의 부실 등을 이유로 미측이 이의를 제기하고 북측이 재차 부인할 경우 북핵 협상은 다시 난기류에 휩싸일 수 있다. 북한은 미국 대통령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여기고 모든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



미측도 만일 신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핵 폐기 단계에서 푸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어차피 핵 폐기 단계에서는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일단락된 핵 신고 문제가 핵 폐기 작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핵 폐기 협상은 핵시설 불능화와 핵 신고보다 훨씬 어렵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해제 등을 위한 절차도 신속히 밟아야 한다. 좋든 싫든 `행동 대 행동' 원칙은 북핵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준수돼야 한다.



남한 정부는 북핵 신고 문제가 진전된 만큼 새 대북정책 원칙에 따라 남북대화와 대북지원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북한 역시 긴장 조성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과만 소통하려는 `통미중봉남(通美中封南)' 전술은 갈수록 탄탄해지는 한미ㆍ한중관계를 감안한다면 실현성이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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