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빈민들, 식료품 가격 앙등에 시위 약탈

  • 등록 2008.04.09 09:13:00
크게보기

대통령궁 몰려가..유엔평화유지군 철수 요구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카리브해의 가난한 국가 아이티에서 8일 빈민들이 대통령궁에 몰려가 식료품 가격 앙등에 항의하며 르네 프레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데모대는 황급히 출동한 유엔 평화유지군이 고무탄과 최루탄을 쏘자 대통령궁에서 철수했으나 빈민들 데모대가 휩쓸고 지나간 수도 포르토프랭스 시내의 곳곳에는 콘크리트 바리게이드와 타나남은 차량들이 도로를 막았고, 주택과 사무실의 유리창이 깨지고 시내중심부에서 빈민촌에 이르기까지 방화 등 파괴 흔적이 보였다.

데모대는 9천명에 이르는 유엔 평화유지군의 아이티 주둔이 식료품 앙등의 한 원인이라며 철수를 주장하기도 했다. 브라질 병력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평화유지군은 지난 2004년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쫓겨난 이후 치안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

수 적으로 열세에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은 대통령궁 인근의 한 건물에서 군중들이 약탈을 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켜보았다. 당국의 감시가 미치지 않은 지역에서는 빈민들이 천천히 움직이는 승용차에 접근하여 여성 운전사를 밖으로 끌어내려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최근의 폭동은 남부의 항구도시 레스 가예스에서 지난 주에 처음 발생했는 데 현지 주민들은 유엔군 주둔 캠프에 불을 지르는 등의 폭동 끝에 5명이 사망했다. 그후 폭동은 다른 도시에 까지 확산됐으며 급기야 7일 수만명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007년 중반 이후 식료품 물가가 평균 40%나 앙등하여 전세계적으로 가난한 국가로 꼽히는 아이티에서 서민들은 생존자체에 큰 위협을 받아왔다.

아이티 빈민들은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현지에서 하는 수 없이 먹어온 '진흙 쿠키'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고운 진흙에 식용유와 소금을 넣어 만든 진흙쿠키는 그나마 허기를 해소하는 유일한 먹을거리로 전해지고 있다.

프레발 대통령의 보좌관 패트릭 엘리에는 "현재의 상황은 기름이 담은 버킷 근처에 성냥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면서 "기름과 성냥이 만나게 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순조로운 정권교체에 기여하는 한편 아이티에서 연간 5억 달러 이상을 소비하면서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프레발 대통령과 국제사회가 정치적인 안정에 중점을 두고 현실적으로 더 급한 빈곤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세계식량계획은 아이티를 지원하기 위해 연간 9천600만 달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아직 15%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7일 다시 한번 각국에 지원을 호소했다.

rjk@yna.co.kr

(끝)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주)인싸잇

법인명 : (주)인싸잇 | 제호 : 인싸잇 | 등록번호 : 서울,아02558 | 등록일 : 2013-03-27 | 대표이사 : 윤원경 | 발행인 : 윤원경 | 편집국장 : 한민철 | 법률고문 : 박준우 변호사 |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9, 1층 | 대표전화 : 02-6959-7780, Fax) 02-6959-7781 | 이메일 : insiit@naver.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유승진